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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과 여자만

여자만 걷는 길 1. - 길을 나서다. 섬들이 연결된 다리를 건너다.

by 솔이끼 2022. 3. 10.


2022. 2. 26.
여자만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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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이라는 곳이 있다.
여수, 순천, 보성, 고흥 네 곳의 행정구역이 감싸고 있는 바다
지명 이름이 여자만?
만 한 가운데 섬이 있는 데 섬 이름이 여자도다.

이름이 조금 특이하다. 그럼 남자만도 있나?
만은 바다와 육지가 접할 때 육지가 바다로 튀어나온 곳은 곶이나 반도,
반대로 들어간 곳은 만이라고 한다.
그럼 만은 바다를 육지가 감싸고 있는 지형이다.
바다지만 호수 같은 느낌이랄까.


 


여자만을 해안선 따라 걷고 싶었다.
해안선 따라서는 길이 없는 곳도 있어 적당히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는 길을 찾았다.
지도를 보면서 지형과 도로를 공부했다.
봄이 오는 길목에 길을 나섰다.

겨울 풀대만 남은 갈대풍경 담으며, 바람 맞으며 걷고 싶은 곳
최근에 여자만을 징검다리 처럼 지키고 서 있던 섬들이 다리로 연결되었다.
조발도, 둔병도, 낭도, 적금도를 연결하여 섬섬백리길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그래서 출발지를 공정선착장으로 잡았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 섬으로 도선이 다니던 곳이었다


 

 

 


새벽 여수
공정선착장 가는 29번 시내버스 첫차는 여천 국민은행 앞에서 06:00에 출발한다.
첫차는 우리만 탔다.
버스 기사님에게 공정선착장에서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기사님은 새벽 그 곳에서 내려달라는 게 궁금했는지 묻는다.
다리를 걸어서 건너고 싶다고 대답했다.


 

 

 


06:45

친절한 기사님이 공정선착장에서 내려줬다.
어둠이 물러가는 시간
신발끈을 다시 묶고 도로 위로 올라섰다.
날씨는 옅은 안개가 끼었다. 해무.
흐릿한 풍경 속으로 섬이 보이고 바다는 흐느적거린다.

 

 

 

 

 


첫번째 다리인 조발대교로 들어선다.
다리 위는 이른시간이라 차량이 다니지 않는다.
상쾌한 기분으로 다리 위를 걷는다.


 

 

 

 

 

 

 

 

 

 

07:34
조발도 지나 둔병대교 들어선다.
뒤를 돌아보니 해가 떠오른다.
해무와 어울린 일출이 장관이다.


해는 둥그렇게 섬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붉은 햇살받은 바다 풍경이 멋지다.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풍경이다.


 

 

 

 

 


둔병도 지나 낭도대교 건넌다.
다리가 살짝 구불린 게 바다 위 교각도 볼 수 있어 풍경이 더 멋지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조용하다.
쇠돌고래인 상괭이 두마리가 물 위로 등을 보여준다.
다리 위도 가끔 차가 지나간다.


 

 

 


낭도에 들어선다. 터널도 있다.
섬에 다리를 놓고 터널을 뚫어 놓으니 육지같은 느낌이다.
터널 안을 걸어가는 것은 유쾌하지 않다.
차가 지나면 엄청난 굉음이 진동한다.


 

 

 

 

08:17
낭도 도로를 걸어간다.
낭도 섬마을 풍경이 정겹다.
바다를 감싸고 자리잡은 해변마을 풍경이 평온하다.

얼마 걷지 않았는 데 발바닥이 아프다.
포장도로를 걸어가는 것은 힘들다.
딱딱한 도로는 발바닥에 마찰력을 놓이고 무릅에 무리를 준다.
쉬고 싶은 데 마땅한 곳이 없다.


 

 

 


적금대교 건너는 풍경이 멋지다.
양편으로 바다가 아름답다.
바다에 떠있는 노란 등대가 힘차게 보인다.


 

 

 

 

09:00
적금도에는 쉼터가 있다.
예전에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신당이 있어 섬에서 신성시 하는 곳이었다.
지금은 다리가 놓이면서 큰 나무들이 베어졌다.
그나마 남아있는 몇 그루 나무들이 멋진 풍경을 지키고 있다.
잠시 쉬었다 간다.


 

 

 

 

09:30
팔영대교 건넌다.
팔영대교는 여수와 고흥을 연결하는 다리 중 가장 먼저 완공되었다.
한때 다리이름 으로 여수와 고흥이 싸웠던 적이 있다.
고흥에서는 팔영대교로, 여수에서는 적금대교로 하기를 원했다.
1년여를 싸우다 결국 팔영대교로 결정되었지만
그 동안 다리 이름 없이 건너다녀야 했다.

왜 쌩뚱맞은 팔영대교냐고?
고흥에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팔영산이 있다.
팔영대교는 현수교다.
역시 다리는 현수교가 예쁘다.
길이도 크고 웅장한 맛이 있다.


 

 

10:07
다리를 건너 육지에 올랐다.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
우두마을 지난다.
여전히 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10:20
길가에 팔영휴게소가 보인다.
커피 한잔 마실 생각으로 들어섰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는 공간이 넓다.


커리를 시켰는데, 맥주도 눈에 들어온다.
맥주 한 캔씩 마시며 여유를 가진다.



 

공정선착장에서

조발도, 둔병도, 낭도, 적금도 건너

우두마을까지 걸어온 길

약 12km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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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 있을 때

2022. 2. 26. 여자만 걷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