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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리산

겨울 지리산. 새하얀 눈꽃세상. 고리봉에서 바래봉 가는 길

by 솔이끼 2019. 3. 5.

 

2019.2.16.

 

지리산 바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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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운봉 고기리. 차가 힘들게 올라간다. 눈이 내린다. 차에서 내려 고리봉 오르는 등산로를 찾는다. 다리 건너 도로 옆 소나무 숲 사이로 길이 있다.

 

 

 

 

 

솔 숲 사이 눈 맞으며 오르는 고리봉

 

고기삼거리에서 고리봉까지 3.2km. 산길 오른다. 솔숲이 좋다. 늘씬늘씬한 소나무 사이로 걸어가는 기분이 좋다. 겨울인데도 눈이 없고 춥지 않아 싱거웠는데. 모처람 만난 눈이 반갑다.

 

산길은 완만하다 가파르기를 반복한다. 고도를 높아질수록 눈꽃이 활짝 피었다. 아니 피고 있다. 소나무 잎에 핀 눈꽃이 무겁게 느껴진다. 키작은나무 잔가지마다 하얗게 두르고 있는 눈들이 어깨를 툭툭 친다.

 

산길이 가파르다. 눈길이 미끄럽다. 안 미끄러지려고 다리에 힘을 주고 오른다. 눈꽃 사이를 뚫고 올라서니 고리봉이다. 1,305m.

 

 

 

 

 

 

 

 

 

 

<하얀 눈꽃 세상>

 

 

 

 

 

 

 

 

 

 

 

 

 

<고리봉 오르는 길>

 

 

 

 

 

하얀 눈꽃세상으로 변한 겨울왕국

 

산정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온통 눈꽃 세상. 사위는 숨죽이고 바람도 멈췄다. 하얀 적막이 주변을 감싸고 흐른다. 주변을 빙 둘러본다. 골짜기마다 안개를 담고 있다. 산 능선들이 긴 목을 늘이고 있다.

 

바래봉까지 8.6km. 내려서는 길이 미끄럽다. 조금만 방심하면 넘어진다. 조심조심. 그렇게 조심하는데도 눈 아래 감춰진 얼음이 보이지 않는다. 순간 허공으로 발이 뜬다. ! 어이쿠! 엉덩방아 찧는다.

 

내려서고 올라서기를 몇 번한다. 고리봉에서 3km 정도 걸었다. 세걸산에 선다. 1,212m. 천왕봉이 건너 보인다. 하얀 눈은 세상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눈에 익숙한 같은 풍경들. 적막하고 시린 풍경. 그 사이로 난 길. 걸어간다.

 

 

 

 

 

 

 

 

 

 

 

 

 

 

 

 

 

 

 

 

 

 

 

 

 

 

 

 

 

 

 

 

 

 

 

 

 

 

 

 

<세걸산>

 

 

 

 

 

새하얗다는 표현을 이럴 때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길. 세동치, 부운치, 팔랑치. 고개를 지날 때마다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팔랑치 지나면 철쭉평원이 펼쳐진다. 봄 화려한 철쭉은 겨울 눈꽃을 피우고 있다. 키작은나무와 풀밭은 주변을 훤히 보여준다. 멀리 바래봉 능선들이 새하얗게 빛난다.

 

새하얗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것이구나. 하얀색이 눈이 부실 정도. 바래봉 눈꽃이 유명한 이유를 알겠다. 서쪽 능선으로 나무에 쌓인 눈이 햇살을 받아 빛나고 있다.

 

삼거리 지나 바래봉으로 향한다. 구상나무와 잎갈나무가 눈을 덮어쓰고 있다.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잘생긴 나무가 눈으로 치장을 하였다. 눈이 시리도록 즐겁다.

 

 

 

 

 

 

 

 

 

 

 

 

 

<하얀 산이 바래봉이다>

 

 

 

 

 

 

 

<철쭉평원 지나며>

 

 

 

 

 

 

 

 

 

 

 

 

 

 

 

 

 

 

 

 

 

 

 

 

 

 

 

 

 

바래봉 지나 쉬엄쉬엄 내려오는 길

 

바래봉 샘은 물이 넘친다. 한 모금 마시니 시원하다. 바래봉은 민둥산이다. 가운데로 계단길이 있다. 바람이 매섭다. 지금까지 잠자던 바람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서둘러 오른다.

 

바래봉 1,165m. 바래봉에는 정상 인증을 하려는 사람들로 줄을 섰다. 정상석 한번 툭 치고 지난다. 날머리인 월평마을까지 5km. 완만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덕두봉 1,150m 지난다. 3.6km 내려가야 한다. 경사가 가파르다.

 

내려가는 길 지루하다. 산길이 그렇다. 도착할 때쯤 되면 점점 지루해진다. 이정표 아래 의자 펴고 앉았다 간다. 남은 커피 한 모금 마신다. 내려가는 길은 서두르면 힘난 든다. 여유 있게 쉬엄쉬엄 내려서니 월평마을이다.

 

 

 

 

 

 

 

 

 

 

 

 

 

<덕두봉>

 

 

 

 

<월평마을>

 

 

 

 

오늘 산행은

고기리-고리봉-세걸산-부운치-팔랑치-바래봉-덕두산-월평마을

약 1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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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 있을 때

 

2019. 2. 16. 지리산 바래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