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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둘러보기

화순 운주사. 천불천탑의 슬픈 모습과 일어서지 못한 와불

by 솔이끼 2017. 11. 9.

 

2017. 11. 4.

화순 운주사

 

나주 불회사 들렀다 나오는 길에 화순 운주사 들렀다.

아주 오래 전 기억을 더듬어 낸다.

운주사 절집이 없던 때

야트막한 야산 사이에 허허히 서있던

가녀린 긴 탑과 무표정한 슬픈 불상을 보았던 기억

 

운주사는 슬픈 절이었다.

 

 

 

 

깊어가는 가을

남도의 가을은 아직 깊어지지 않았다.

아직은 푸른 빛이 남아있는 운주사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먼저 빛을 바꾼다.

 

운주사(雲住寺)는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이곳 지형이 배형으로 되어 있어

배의 돛대와 사공을 상징하는 천불과 천탑을 세웠다고 한다.

석불과 석탑의 조성연대는 고려중기인 12세기로 추정되며

일시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사적 제312호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는 석탑 21기, 석불 93구가 남아 있다.

 

 

 

 

매표소를 지나 처음 만나는 탑

커다란 탑이다.

 

아참. 입장료는 3천원이다.

 

 

 

 

보물 제796호로 지정된 9층석탑이다.

운주사는 풍수지리상 배형국이라 하고

9층석탑은 돛대 역할을 한다고 전한다.

운주사에서 가장 높은 석탑이며

석탑 옆면의 꽃문양이 이색적이다.

 

 

 

 

탑들이 여럿 서 있다.

산 위에도 탑들이 서 있다.

천불천탑이라는데

남아있는 것은 십여기 정도

 

왜 이렇게 많은 탑을 세웠는 지는 모른다.

우리나라 석탑의 역사는

백제에서 시작하여 하나의 탑을 세웠고

신라에서는 두개의 탑을 세웠다.

고려에서는 다시 하나의 탑을 세웠다.

꼭 원칙이 있는 건 아니지만

발견된 석탑이 그렇다.

 

 

 

 

운주사에는 그런 법칙이 없다.

커다란 자연석을 다듬어 탑을 세운 곳도 있고

산 위 바위에 위태롭게 세운 탑도 있다.

 

 

 

 

바위 옆에 세워진 불상

두손을 모으고 간절한 소원을 빌고 있는 듯한 불상

불상이 소원을 빌지는 않겠지만

보는 사람은 간절하게 보인다.

두손을 모은 부처는 비로자나불인데...

 

 

 

 

부처는 보통 정성을 들여 만들어왔다.

운주사 부처는 거칠다.

모양도 다양하다.

잘 다듬은 하나의 멋진 부처를 만들기보다는

많은 부처를 만들어 양으로 승부를 한 것처럼 보인다.

하나의 부처에 하나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듯이...

 

 

 

 

 

 

 

아!

보고 있으면 그냥 슬프다.

험한 세상을 견뎌온 표정

 

 

 

 

돌무더기?
운주사 터에서 나온 석재들이다.

 

 

 

 

그 중에는 부서진 부처가 있다.

 

 

 

 

머리만 남은 부처

 

 

 

 

몸통만 만음 부처

 

 

 

 

 

 

 

운주사 부처 중 광배가 있는 유일한 부상이란다.

 

 

 

 

 

 

 

탑에 격식이 없다.

탑을 세운 사람이 편한 대로 만들었던 것 같다.

 

 

 

 

 

 

 

양쪽에 부처를 모신 석조불감이다.

보물 제797호로 지정된 운주사 석조불감이다.

팔작 지붕 형태의 집 안에는

석불좌상 2개가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등을 대고 있다.

 

 

 

 

 

 

 

 

 

 

 

 

 

 

 

 

보물 제798호로 지정된 원형다층석탑

 연화탑, 떡탑 등의 별칭이 있다.

 

내 눈에는 동그란 쟁반을 얻어 놓은 탑

운주사에만 있는 탑이다.

 

4각형 옥개석에 익숙해 있는데

쟁반을 보니 이게 탑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래도

탑이다.

관념을 버리자.

 

 

 

 

 

 

 

절집 옆으로 와불 올라가는 길이 있다.

 

 

 

 

산 위에도 탑이 있다.

 

 

 

 

 

 

 

커다란 암반 위에 탑을 세웠다.

기단석 깍는 공력을 줄이려고 그랬을까?

 

 

 

 

처마 같은 바위 밑

불상들이 여럿 있다.

 

 

 

 

그 중 잘생긴 불상이다.

 

 

 

 

암반 위에는 탑이 서 있다.

 

 

 

 

서 있는 불상 중 가장 크고 잘 생겼다.

 

 

 

 

명상하고 있는 듯한 부처

 

 

 

 

와불

보통 와불은 비스듬히 누워 있는 데

운주사 와불은 하늘을 보고 누웠다.

그것도 머리가 더 아래에 있다.

피 쏠리는 데...

 

 

 

 

엄청 크다.

 

 

 

 

석공이 불상을 새기기는 했는데

세우는 방법을 몰랐을까?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도선국사가 하루낮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워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고자 했으나

공사가 끝나갈 무렵

일하기 싫어한 동자승이 "꼬끼오"하고 닭소리를 내는 바람에

석수장이들이 모두 날이 샌줄 알고 하늘로 가버려

결국 와불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와불이 일어나는 날 이곳이 서울이 된다고 전해온다

 

와불을 세워야 겠다.

아직 행정수도가 세종으로 완전 이전이 안되었으니

가능성이 있겠다.

 

 

 

 

 

 

 

 

 

 

와불에서 내려온다.

운주사 절집이다.

 

예전에는 없었는데

운주사가 유명세를 타다보니 절집도 세간을 불렸다.

지금은 큰 절이 되었다.

 

 

 

 

 

 

 

운주사 현판이 운주사답다.

규칙이 없는 절집

 

 

 

 

탑이 있던 자리를 살려 절집을 배치했다.

예전에는 덩그러이 서 있던 탑이었는데

지금은

절집 마당을 지키는 중심 탑이 되었다.

 

 

 

 

 

 

 

 

 

 

운주사를 나온다.

 

 

 

 

운주사

여전히 멋진 절이다.

갈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절

오늘은 슬픈 표정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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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4. 화순 운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