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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편안한 숲길을 걸어가는 강천산, 맨발로 걷는 강천계곡

by 솔이끼 2015. 7. 21.

 

 

2015.7.18.

순창 강천산

 

 

태풍이 그냥 지나간다. 며칠 동안 흐린 하늘이 맑다. 강천산으로 향한다. 강천산은 여름이면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계곡이 북적거리는 곳이다. 가을은 단풍으로 아름답다. 계곡으로 가냐고? 계곡 위에 있는 산을 오르려고 찾아간다.

 

강천산은 생김새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하여 용천산(龍天山)이라 불리기도 했다. 강천산 계곡은 맑은 물,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1981년 전국 최초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유명한 산에만 있다는 현수교도 있고, 5km에 이르는 맨발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 끝에는 1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구장군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병풍폭포

 

 

 

 

 

강천산으로 오르다.

 

매표소를 지나면 계곡에 자리를 깔고 있는 피서객들이 보인다. 단풍나무 그늘이 더 시원하게 보인다.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커다란 절벽에서 커튼처럼 떨어지는 폭포를 만난다. 병풍폭포다. 너무나 웅장한 장면에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와!

 

병풍폭포는 2003년 조성된 높이 40m의 인공폭포다. 폭포 주변으로 벤취에는 폭포를 즐기는 사람들의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폭포의 시원함을 뒤로하고 금강교를 건넌다. 바로 오른쪽으로 등산로로 들어선다. 산길로 들어서는 발걸음이 이렇게 무겁기는 처음이다. 계곡아 기다려라.

 

깃대봉으로 오른다. 깃대봉 삼거리까지는 km 정도 오르막길이다. 산길은 덥다. 깃대봉 가까이에서 가파르게 올라간다. 깃대봉 삼거리에 올라서니 의외로 시원하다. 숲이 좋다. 큰 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산길과 만난다.

 

 

 

 

 

 

 

 

 

 

 

 

 

 

 

 

 

산성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구장군폭포로

 

깃대봉을 지나고 강천산 정상인 왕자봉삼거리까지 1.2km 정도 쉬엄쉬엄 걷는다. 산길은 거의 산책로 같이 편안하다. 삼거리에서 고민한다. 왕자봉을 갔다 올까. 그냥 지나친다. 형제봉삼거리에서 길은 갈린다. 송낙바위로 가면 담양에서 올라오는 산성산으로 이어진다.

 

마음 같아서는 산성산까지 한 바퀴 돌고 싶지만 강천 계곡이 기다리고 있다. 구장군폭포로 길을 잡는다. 1.8km 정도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에 전망 좋은 곳이 몇 군데 있다. 구장군폭포가 건너편으로 가는 물줄기를 떨어뜨리고 있는 풍경도 본다.

 

저수지를 지난다. 얼마 전 태풍으로 비가 많이 내렸는데도 저수지는 바닥을 보이고 있다. 가뭄이 심한가 보다. 남근석들이 여기저기 서있는 공원을 지나 선녀계곡으로 올라간다. 선녀계곡은 찬 기운이 흘러나오는 곳이다. 아주 시원하다. 계곡물에 잠시 발을 담그고 쉰다.

 

 

 

형제봉에서 강천제2호수로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 풍경

왼쪽이 구장군폭포, 오른쪽이 강천제2호수다.

 

 

 

 

 

 

 

강천제2호수

 

 

 

 

선녀계곡

 

 

 

 

 

아홉장수의 전설이 서려있는 구장군폭포

 

발이 시원함을 느껴선지 신발을 싣기가 싫다. 맨발산책로를 걸어내려가는 데 굳이 신발을 싣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냥 걸어 내려간다. 구장군폭포의 물줄기들이 바람에 흩어지듯 내려온다. 웅장함은 덜하지만 멋지다.

 

구장군폭포도 인공폭포다. 2005년도에 1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만들었다. 폭포수가 흐르는 곳이 깊게 패인 것으로 보아 인공폭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실제 폭포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먼 옛날 삼한시대에 혈맹으로 맺어진 아홉 명의 장수가 전쟁에서 패한 후 이곳에 이르러 자결하려는 순간, 차라리 죽을 바에는 다시 한 번 전장으로 나가 싸워 보자는 비장한 결의를 다지고 출전하여 승리를 거두었다고 한다. 그 이후 구장군바위 또는 구장군폭포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구장군폭포

 

 

 

 

 

 

 

 

 

 

 

 

 

 

신발을 벗어버린 가벼운 발걸음

 

구장군폭포의 감동을 뒤로 하고 맨발로 걸어 내려온다. 담장이 낮아 절집이 훤히 보이는 강천사를 만난다. 강천사는 도선국사가 창건 하였다. 고려시대인 1316년(충숙왕 3) 덕현이 오층 석탑과 12개 암자를 창건하여 사세(寺勢)를 확장하여 번성하였으나, 한국전쟁 때 불타버렸다. 지금 절집은 신축한 것이고 오층석탑에는 전쟁의 상흔인 총탄자국이 남아있다고 한다.

 

계곡을 따라 걷는다. 계곡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계곡을 바라보고 있는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 서로 물에 밀어 넣으려고 힘을 쓰는 과격한 애들. 꼬마들에게 물놀이를 해주는 아빠들. 물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즐기게 해준다.

 

산행을 했지만 피곤하지 않다. 시원한 강천계곡을 따라 걸어오면서 모든 피로를 날려버렸다. 맨발로 걸었더니 발이 따끔거린다. 그래도 발이 시원하다. 신발이 발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가끔은 신발을 벗어버리고 싶을 때 여유를 갖고 찾아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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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18. 순창 강천산과 강천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