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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무릉계곡을 끼고 있는 두타산과 청옥산

by 솔이끼 2015. 7. 1.

 

 

2015.6.21.

 

06:50 천은사에서 산길로 접어들다.

 

강원도 삼척을 넘어가면서 머리가 어지럽다. 구불구불 흔들린 길은 밤새 달려온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전날 가뭄을 해소하는 단비가 내려 안개가 자욱하다. 천은사에 도착한다. 천은사는 고려 말 이규보선생이 머물면서 <제왕운기>를 저술한 곳이란다. 역사가 깊은 절인데 반해 너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느낌이 든다.

 

산길은 밟아 올라간다. 오늘 산행코스는 쉰움산으로 올라서 투타산과 청옥산을 지나 무릉계곡으로 내려서는 약 16km 산길이다. 계곡을 몇 번 건넌다. 아침이라 상쾌한 기분이다. 산은 안개에 쌓였다. 커다란 소나무를 만난다. 반듯한 소나무가 너무 멋지다. 한참 넋을 놓고 보고 간다. 역시 소나무는 강원도 소나무야.

 

안개가 자욱한 산길은 신선이 사는 듯 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몸매 자랑을 하듯 서있다. 가끔은 팔을 아주 많이 벌리고 있는 웅장한 소나무도 만난다. 붉은 피부를 가진 소나무들이 다른 나무와 다르다는 듯 도도하게 서 있다.

 

 

 

 

 

 

 

 

 

쉰움산 올라가는 길 소나무가 장관이다.

 

 

 

 

 

 

 

원추리가 피었다.

 

 

 

 

 

 

 

 

07:50 울퉁불퉁한 바위 웅덩이가 50개

 

안개가 가득한 산길은 능선으로 올라선다. 커다란 바위들이 보이더니 군데군데 웅덩이가 파였다. 웅덩이에는 전날 내린 비가 고여 있다. 화강암 지대에 발견되는 나마(gnamma)다. 이런 바위 웅덩이가 50여개 있다고 해서 쉰움산 또는 오십정(五十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쉰움산(688m)은 기도발이 잘 듣는다고 해서 무속인들이 많이 찾는다. 주변에는 돌에 무명실을 감아놓은 것도 보인다. 쉰움산은 특이하게 산봉우리가 아닌 데 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마 바위에 서면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산 정상과 버금가서 그런가 보다.

 

쉰움산에 서 있는 소나무들이 안개에 쌓여 멋진 풍경을 만들어 준다. 한 폭의 산수화. 보이는 곳마다 그림 한 장씩을 그려낸다. 소나무들은 안개와 어우러져 더욱 돋보인다. 소나무만 보이고 배경을 날려버린 깔끔한 그림이다.

 

 

 

 

쉰움산

 

 

 

 

 

 

 

무속인들의 흔적

 

 

 

 

 

 

 

소나무와 안개가 어우러진 풍경이 그림이다.

 

 

 

 

 

 

 

 

 

 

 

 

 

 

09:35 생각보다 밋밋한 산

 

두타산으로 향한다. 산길은 부드럽다. 완만하게 오르기도 하고 가파르기도 한다. 흙길이라 밟히는 감촉이 좋다. 숲은 신록으로 푸르다. 나무는 점점 키가 작아지고 주변 풍경이 드러난다. 안개가 점점 걷힌다. 두타산과 청옥산 능선이 웅장하게 섰다.

 

두타산에 오른다. 커다란 표지석이 덩그렇게 섰다. 천은사에서 시작한 산길은 5.1km를 걸었다. 두타산(頭陀山, 1357m)은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를 가른다. 두타는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 수행을 닦는다는 뜻이란다. 주변에 다람쥐들이 분주히 돌아다닌다. 등산객들 주변에 돌아다니면 먹을 것 있다는 것이 학습되었나 보다.

 

청옥산으로 향한다. 청옥산까지는 3.7km를 가야한다. 산길은 완전한 숲길이다. 백두대간을 이어가는 산길은 큰나무들로 감싸고 있어 편안함을 준다. 박달재를 지난다. 그 유명한 박달재와 이름이 같다. 숲에 쌓인 재는 쉼터정도다. 그냥 지나친다. 백두대간을 걷는 기분이 좋다. 숲이 주는 편안함을 느낀다.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편안한 숲길

 

 

 

 

 

 

 

 

 

 

 

11:12 청옥산에서 무릉계곡으로

 

큰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길을 한참을 올라간다. 조금 가파른 듯 느낄 정도. 그러다 완만한 산길로 변한다. 학등을 지나고 청옥산(1,403.7m) 정상이다. 아름다운 이름과는 달리 별로 특색이 없는 산이다. 표지석이 있어서 정상인 줄 알 정도다. 청옥산은 청옥과 약초가 많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이제 내려가는 길이다. 학등으로 되돌아가 내려가는 길과 연칠성령을 거쳐 내려가는 길이 있다. 되돌아서 가는 것은 별로다. 연칠성령으로 향한다. 고개 이름도 특이하다. 연칠성령까지는 1.7km다. 연칠성령에서 오늘 산행 종점인 무릉계곡까지는 6.7km를 더 가야 한다.

 

가파른 산길을 내려간다. 숲이 싱그럽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서니 계곡과 만난다. 계곡은 물이 별로 없다. 폭포라는 이정표가 있지만 폭포가 보이지 않는다.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내려간다. 문간재에서는 신선봉으로 올라갔다. 신선봉에 오르니 무릉계곡과 건너편 바위산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올라오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 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무릉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본 멋진 나무

 

 

 

 

 

 

 

계곡과 만남

 

 

 

 

문간재에서 신선봉으로 오르면 볼 수 있는 풍경

 

 

 

 

 

 

 

 

 

 

 

14:40 신선이 놀았다는 무릉계곡

 

계곡을 따라 계속 내려가니 관광객들이 많아진다. 무릉계곡이다. 학소대가 나오고 삼화사가 나온다. 삼화사는 신라 선덕여왕 11년(642) 자장율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절이다. 당시는 흑연대(黑蓮臺)라 불렀는데, 고려 태조 때 삼화사(三和寺)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1977년 쌍용양회 동해 공장의 채광권내에 들어가자 현재의 위치로 이전복원 되었다.

 

삼화사는 넓다. 마당 한가운데 삼층석탑이 섰다. 삼층석탑은 이리저리 깨져서 울퉁불퉁하다. 상륜부는 철심을 드러내서 앙상하게 보인다. 9세기 때 만든 탑으로 보물 제1277호로 지정되어 있다. 삼화사에는 또 하나의 보물이 있는데 철조노사나불좌상이다. 보물 제1292호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몇 개 남아있지 않은 철로 만든 불상이다.

 

계곡은 점점 넓어진다. 그러다가 아주 커다란 반석을 만난다. 무릉반석이다. 커다란 바위가 통째로 커다란 바위가 되었다. 바위 위에는 많은 글씨들이 쓰여 있다. 신선이 노닐었다고 해서 무릉도원이라 불렀다는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

 

 

 

 

 

 

 

보물 제1277호 삼화사 삼층석탑

 

 

 

 

보물 제1292호 삼화사 철조노사나좌불

 

 

 

 

무릉반석

 

 

 

 

 

15:00 산행을 마치다.

 

무릉계곡 주차장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걸어서 점심도 먹고 내려온 시간이 8시간 정도 걸렸다. 걸은 거리는 16.27km 정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너무 여유를 부렸나 보다. 이제 산길이 아닌 도로를 열심히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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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21. 두타산과 청옥산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