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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리산

지리산 천왕봉 일출. 중산리에서 천왕봉, 장터목대피소 일몰

by 솔이끼 2019. 12. 12.

 

2019. 12. 6. ~ 7.

지리산 천왕봉 일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 이원규 시인 -

 

지리산 천왕봉 엄청 갔다.

일출 못 봤다.

장터목대피소에서도 잤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이면 날이 흐렸다.

 

 

 

지리산으로 들어간다.

천왕봉 일출 보러

중산리가는 버스 탄다.

11:50

 

 

 

13:00 중산리주차장에 도착

산행을 준비한다.

하늘 너무 맑다.

좋은 날이다.

 

13:08 준비를 마치고 도로를 걷는다.

 

 

 

13:28

다시 주차장

20분 걸었다.

순두류가는 버스가 있다.

 

 

 

 

 

 

진주가는 버스시간표

나는 백무동으로 내려갈 거다.

 

 

 

13:34

등산로 입구에 섰다.

마음을 가다듬는다.

언제나 가는 산이지만 이곳에 서면 마음이 무겁다.

지리산은 높다.

 

해발 637m

천왕봉 1915m

많이 올라가야 한다.

천왕봉까지 5.2km 간다.

 

 

 

 

 

 

 

 

 

칼바위

자주 가다보니 이름이 별로다.

날카롭고 공격의 상징인 '칼' 보다는

'형제'나 '부자'바위라는 이름이 더 낮겠다.

 

 

 

14:00

삼거리

아래 주차장에서 50분 정도 걸렸다.

 

 

 

앙상한 나무와 하늘

멋지다.

자꾸 하늘을 본다.

겨울 하늘

매력이다.

 

 

 

중산리에서 천왕봉 오르는 길

햇살이 좋다.

 

 

 

개도 산에 왔다.

 

 

 

천왕봉 보인다.

15:04

로타리대피소

국립공원공단 직원이 통제한다.

"대피소 예약했습니다."

15:00 이전에 통과해야 하니 얼른 올라가란다.

힘들어서 쉬었다 간다.

 

 

 

법계사

천왕봉까지 2km 더 가야 한다.

 

 

 

하늘 좋다.

이런 날 만나기 쉽지 않다.

 

 

 

15:47

개선문 지난다.

 

 

 

 

 

 

천황봉 오르는 길 이정표

고사목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언젠가 쓰러질 나무지만

그래도 올라가는 길에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구곡능선이 뱀처럼 늘어져 있다.

그 뒤로 달뜨기능선

 

 

 

천왕봉 오르는 계단

나에게 또 하나의 이정표

고사목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

 

 

 

천왕봉을 앞두고 뒤돌아본다.

 

 

 

천왕봉 이정표

다 올라왔다.

정상에는 눈이 있다.

 

 

 

16:17

천왕봉 1915m

중산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 지 3시간 10분 정도 걸렸다.

 

 

 

 

 

 

천왕봉에 혼자 배회한다.

올라오기는 했는데

 

내려가자니 허전하다.

뭔가 해야겠는데

그렇다고 딱히 할게 없다.

 

산에 혼자 오면 느끼는 감정

자유와 허전

 

 

 

장터목대피소로 내려간다.

 

 

 

또 만났다.

고사목

아직 힘이 있다.

 

 

 

눈이 있다.

 

 

 

통천문 내려온다.

 

 

 

얼음꽃도 본다.

이곳까지 내려오느라 힘들었다.

아이젠 차야 하는데

귀찮아서 안했다.

미끄러지기를 몇번

스틱도 부러졌다.

게으름은 그만큼 대가를 치른다.

 

 

 

뒤 돌아보니 천왕봉 보인다.

 

 

 

제석봉 전망대에 선다.

 

 

 

 

 

 

제석봉 전망대에서 본 천왕봉

 

 

 

17:07

천왕봉

중산리 주차장에서 4시간 걸렸다.

 

천왕봉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다.

대피소에0 17시까지 도착해야 할 것 같아 내려왔다.

아쉽지만 어쩌랴

 

 

 

17:14

장터목에서 일몰을 본다.

 

 

 

 

 

 

반야봉만 남았다.

 

 

 

장터목대피소

저녁먹고 할일이 없다.

 

정말 힘든 시간

밖은 영하 10도 정도

돌아다닐 수도 없다.

대피소에서는 19시에 소등해 준다.

 

깜깜

1시간정도 잠들었다가 한기에 깬다.

이후로 잠을 잘 수가 없다.

너무 춥다.

새우처럼 웅크리고 뒤척이다 아침까지

 

.

 

.

 

 

다음 날

12. 7.

05:30

짐을 정리하고 아침을 먹는다.

 

06:15

장터목대피소를 뒤로하고 천왕봉으로 향한다.

일출을 보러

날씨가 추워 해는 좋겠다.

 

 

 

 

 

 

천왕봉 능선 뒤로 여명이 밝아온다.

 

 

 

07:02

천왕봉 일출대

 

 

 

날이 무지 춥다.

그래도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북쪽은 운해가 가득

 

 

 

 

 

 

일출을 기다리지만

운해도 장관이다.

왜 천왕봉 운해는 멋있다는 말이 없는 지...

 

 

 

빛이 오른다.

 

 

 

해가 내민다.

 

 

 

서광이 비춘다.

숨이 멎는다.

 

 

 

해가 뜬다.

 

 

 

천왕봉 일출

왜????????
보려고 하는 지???????

알겠다.

 

장엄하다.

쨍하다.

눈부시다.

 

하늘과 경계를 나눈 검은 선

그 위로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 같이 이글거리며 나오는 해  

 

바라보고 있는 동안

침묵

 

 

 

해가 떴다.

소원을 빌고

순간순간 즐긴다.

 

 

 

 

 

 

뒤 편은 구름이 바다를 만들었다.

이렇게 다를 수 있는가?

 

 

 

좋다.

좋다.

좋다.

 

 

 

 

지리산 일출

보았다.

눈이 부셨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와 다르다.

강렬하게 떠오르는 해

서광이 온천지로 뻗어나간다.

추위를 버티며 바라본다.

왜!

지리산 일출을 보려는 지 알겠다.

 

 

 

 

 

 

해가 뜨면 추위가 밀려온다.

기다림은 추위를 모른다.

기다림이 끝나면 주변 환경이 다가온다.

영하 10도다.

20여분 기다리느라 발이 꽁꽁 얼었다.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간다.

운해가 지리 주능을 넘어간다.

장관이다.

일출만 멋진게 아니다.

다시 되돌아오길 잘했다.

 

 

 

 

 

 

 

 

 

 

 

 

제석봉 지난다.

 

 

 

 

 

 

08:14

장터목대피소

 

천왕봉 일출을 보았다.

천왕봉 운해도 보았다.

 

추위와 싸우며 볼 만한 가치는 있다.

바다에서 떠 오는 일출보다 크지는 않다.

그러나

천왕봉 일출의 장엄함은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다.

 

.

 

.

 

.

 

길 위에 서 있을 때

 

2019. 12. 7. 천왕봉 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