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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리산

지리산 천왕봉 가는 길. 바람에 누운 풀, 파란하늘, 그리고 산너울

by 솔이끼 2016. 12. 14.

 

2016. 12. 10.

겨울 지리산

눈을 그리워 한다.

 

일주일만에 다시 찾은 지리산

그대로다.

 

09:23

주차장을 지난다.

하늘이 맑다.

 

 

 

 

09:27

중산리 등산로 입구

이곳에 서면 마음이 무겁다.

오늘도 잘 갔다올 수 있을까?

 

지리산에 들어서고 싶어 찾아왔는데

항상 쉽게 맞아주지 않는다.

 

 

 

 

칼바위는 변함없이

무덤덤하게

날을 세우고 있다.

 

지리산을 들어오는 사람들을 위해

돌아서 있으면 좋겠다.

 

 

 

 

09:51

중산리에서 1.3km, 30분 정도 왔다.

선택

 

일주일 전 장터목으로 올랐는데

또?

 

 

 

 

물빛이 더 푸르러졌다.

옥빛

 

 

 

 

10:30

홈바위교 마주한다.

하늘이 시리도록 파랗다.

 

마음을 쏘옥

빼았겨 버렸다.

 

멋진 지리산

 

 

 

 

가슴이 뻥 뚤린 나무

그래도 버티고 있다.

살아보겠다고

 

 

 

 

10:43

유암폭포

 

 

 

 

폭포 홀로 힘차다.

 

 

 

 

겨울 지리산

하늘이 파랗게 빛난다.

 

눈이 없어 서운하지만

파란하늘도 좋다.

 

 

 

 

거제수나무가

힘자랑을 한다.

 

 

 

 

장터목대피소까지 200m

친절한 이정표

 

 

 

 

11:34

장터목대피소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5.3km

2시간 7분 걸렸다.

그러고보니 쉬지 않고 올랐다.

 

대피소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점심을 먹는다.

대피소 취사장은 따뜻하고 좋다.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한시간 정도 쉬었을까?

 

 

 

 

12:39

장터목을 출발한다.

 

 

 

 

아!

산너울이 멋지다.

 

겨울 지리산

맑은 하늘을 선물해 준다.

 

 

 

 

계속 발길이 멈춰진다.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눈에 담고

마음에 담고

사진기에 담는다.

 

 

 

 

제석봉 오르는 길

완만한 돌길이다.

 

 

 

 

고산지대

키큰나무들이 보이지 않는다.

 

 

 

 

제석봉 고사목지대

복원을 위해 심어놓은 구상나무들이 자리를 잡았다.

반면 고사목들은 점점 사라져간다.

 

 

 

 

맑은 하늘을 보며 오른다.

 

 

 

 

풀들이 바람을 따라 누웠다.

햇살을 받아 반짝거린다.

풀들을 따라가면 산너울이 넘실거린다.

 

 

 

 

풀빛이 마음을 흔든다.

생을 다해도 빛을 내고 있다.

 

 

 

 

찡하다.

삶을 멈춰버린 나무

그래도 하늘을 바라보고 섰다.

 

 

 

 

 

 

 

뒤를 돌아본다.

반야봉이 반갑게 웃는다.

항상 웃어주는 반야봉

 

 

 

 

12:56

제석봉

장터목에서 600m, 17분 정도

마법의 길이다.

마음을 송두리채 뺏어버렸다.

쓸쓸한 길

삶과 죽음이 함께하고 있는 길

 

 

 

 

산은 여전히 살아 꿈틀거린다.

 

 

 

 

하늘빛과 풀빛이 다툰다.

 

 

 

 

통천문

하늘과 통하는 문

그 문은 겨울 내내 눈이 있다.

다른 곳은 없어도 통천문에는 눈이 있다.

 

 

 

 

통천문에서 바라본 풍경

오늘도 담아본다.

 

 

 

 

구상나무

철학을 하는 나무 같다.

힘들게 버티고 있는 나무

 

 

 

 

 

 

 

천왕봉 마지막 오르는 길

그 길은 돌을 밟고 올라야 한다.

오늘도 힘들다.

조금만 가면 정상인데...

 

 

 

 

풀빛이 햇살에 눕는다.

하늘에 까마귀가 난다.

 

 

 

 

13:30

천왕봉에 선다.

장터목에서 1.7km, 51분 걸었다.

 

 

 

 

천왕봉이 뭐라고

 

그렇게 오르고 싶은 지...

오르고 나면 허전한데...

남들 좋아하는 인증샸도 찍지 않는데...

내려가려면 마음이 아픈데...

 

 

 

 

산은 끝이 아니다.

다시 산은 이어진다.

산은 산너울로 변하고

산은 바다로 변한다.

산에 서면 산은 점점 커진다.

 

내려가야 한다.

 

 

 

 

산도 말이 없고

나도 말이 없다.

 

 

 

 

마음에 산을 담고 내려가는 사람들

발걸음이 가볍다.

즐거움이 넘친다.

 

 

 

 

아쉬워 뒤를 돌아본다.

천왕봉은 벌써 숨었다.

하늘만 파랗다.

 

 

 

 

14:31

로타리대피소

천왕봉에서 10분정도 쉬었고

2.1km 내려오는데 53분 걸렸다.

 

 

 

 

또 갈등

중산리를 또 내려가자니...

 

순두류로 내려가 볼까?

그런데 버스시간은?

가면 있지 않을까?

 

 

 

 

내려가는 길은 너무 좋다.

계곡을 따라 난 길이 좋다.

 

 

 

 

탐방로를 나와 계속 내려간다.

잎갈나무들이 겨울햇살을 즐기고 있다.

 

 

 

 

15:15

순두류버스정류장

로타리대피소에서 2.7km, 44분 걸렸다.

 

 

 

 

윽!

버스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지금이 15:15

버스는 16:00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다리느니

걸어내려간다.

중산리까지 3.2km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서

 

 

 

 

15:42

등산로 입구를 지난다.

 

 

 

 

15:46

주차장

버스는 아직 출발도 안했다.

순두류에서 3.2km, 31분 걸렸다.

엄청 빠르게 걸었다.

 

 

 

오늘 산행은 마지막에 꽝!

녹색 선따라 중산리로 내려왔으면 됐는데

버스를 타 볼까 하고 순두류로 내려왔다가

3km 정도를 더 걸었다.

산길이면 더 먼길도 걷지만

포장도로를....

 

순두류를 선택할 때는 버스시간을 계산하시길...

 

위 지도의 전체거리와 소요시간은

아래 대형버스 주차장 기준이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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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 있을 때

 

2016. 12. 10. 지리산 천왕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