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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리산

미완의 지리태극. 다음 도전은 준비하며

by 솔이끼 2017. 5. 12.

 

2017. 5. 5.

지리산

 

09:18

산청 덕산 사리마을

버스에서 내린다.

 

 

 

 

사리마을 입석

세번째 선다.

 

지리태극

산청 덕산 사리마을에서 남원 인월 구인월까지

90km 무박 산행

 

오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사리마을에서 올라가는 길이 좋다.

소나무 숲길

키가 큰 홍송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상쾌하다.

 

 

 

 

시무산 넘고 수양산에 선다.

사리마을 출발한 지 1시간 정도

 

 

 

 

벌목봉

오르는 길이 엄청 가파르다.

 

첫번째 이곳에 오른 건

4년 전

산악회 따라 왔다.

지리태극을 가는 길을 알아보려고 가볍게 와서 백운계곡으로 내려갔다.

 

 

 

 

은방울꽃이 피었다.

 

 

 

 

11:55

용무림산

만만치 않게 올라간다.

 

 

 

 

산길에 철쭉이 한창이다.

예쁘다.

철쭉산에 철쭉으로 뒤덮은 것보다.

이렇게 붉은 물을 들인 철쭉이 더 예쁘다.

 

 

 

 

두번째는

2년전 2015년 8월 초

태극종주에 도전한다고 휴가를 내고 왔다.

 

한여름 가장 더운 날

홀로

동부능선을 온 몸을 젖어가면서 걸었다.

그리고는 왕등재습지에서 탈출했다.

갈증 때문에 더 갈 수 없었다.
물 2리터를 담아 갔지만 물이 부족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한여름에는 될 수 있으면 종주를 하지 않는단다.

동부능선에 물이 해결이 안되어서

 

 

 

 

 

 

 

산철쭉과 철쭉이 어우러져 피었다.

 

 

 

 

12:56

마금담봉

달뜨기 능선을 걷는다.

 

 

 

 

다시 2년을 기다렸다가

오늘 동부능선을 걷는다.

 

산길은 안개가 가득하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데

불길하다.

 

 

 

 

안개로 발 아래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혼자가 아니다.

같이 왔다.

그러다보니 준비를 많이 했다.

끼니마다 먹을 것과 간식 등등

 

배낭이 무겁다.

터미널에 수화물 재는 저울이 있어 올려보니

12kg이 넘는다.

거기다

카메라를 포기할 수 없어 메고 왔다.

그럼 13kg이 훌쩍 넘었다.

 

그런데

진주터미널에서

잠깐 쉬는 시간에

김밥 2팩을 사가지고 온다.

거기에 삶은 달걀까지

우!

 

내 배낭에 넣었다.

얼마나 나갈까?

전체 무게는 14kg이 넘을 것 같다.

 

그래도 다리가 튼튼하니까....

 

 

 

 

13:58

큰등날봉

 

쉬엄쉬엄 간다.

먼길이라 빠르게 가면 지친다고.

할 거 다 하면서 즐기면서 가기로 했다.

 

 

 

 

웅석봉 삼거리

 

 

 

 

14:51

웅석봉

눈이 퉁퉁 부은 곰을 본다.

 

 

 

 

안개 속 철쭉이 예쁘다.

 

 

 

 

떨어진 꽃도 예쁘다.

 

 

 

 

 

 

 

 

 

 

 

 

 

 

 

 

비에 젖은 철쭉

 

비가 많이 온다.

비옷을 입는다.

 

 

 

 

16:35

밤머리재

 

비가 많이 온다.

밤머래재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비를 맞으며 도토리봉에 올라선다.

 

 

 

 

왕등재 습지

어둠이 내리고 비는 그치지 않는다.

 

새재를 지나고 새봉 오르는 길

엄청 힘들다.

비가 온데다 산죽으로 덮인 길은 온 몸을 쓰게 한다.

그러다보니 비옷은 찢어지고

온몸이 젖었다.

그나마 오르는 길이라 덜했다.

 

가파른 새봉을 오르고 내려가는 길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비바람

몸은 점점 차가워지고

급기야는 덜덜덜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비가 오니 귀찮아서 그냥 갔더니

나중에는 오한이 덥친다.

 

청이당까지 급하게 와서

패딩을 입고 불을 피우니 몸이 회복된다.

완전히 맛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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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은 온통 젖었고

신발 속에는 물이 질퍽질퍽 한다.

등산화 벗고 물을 짜내면서 걷는다.

 

 

 

 

중봉을 올라선다.

춥다.

 

 

 

 

여명이 밝아온다.

 

 

 

 

천왕봉은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람이 엄청 부는 데

서 있기도 힘든데....

 

 

 

 

05:41

천왕봉에 서서 세상을 바라본다.

 

 

 

 

 

 

 

지리산은 아침 풍경이 멋지다.

 

 

 

 

 

 

 

촛대봉 지난다.

 

 

 

 

처녀치마가 피었다.

 

 

 

 

지리산 5월 진달래

가슴이 아리도록 붉다.

 

 

 

 

세석을 뒤로 하고 주능선을 오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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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벽소령 지나고, 연하천 지나고...

 

.

 

무거운 배낭탓인지 무리가 온다.

오금쟁이 인대가 아프다.

선택의 순간

 

화개재에서 내려선다.

 

화개재에서 뱀사골로 내려가다 죽는 줄....

엄청 길다.

가도가도 끝이 안 나온다.

 

반선에서 남원역까지 택시비 5만원

그래도 택시를 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

 

지리태극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한다.

 

.

 

 

 

두번의 실패

한번은 너무 더운 날씨에 포기했고

두번째는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고,

무거운 배낭은 장거리 산행에 무리를 주었다.

 

또 한번의 시행착오

완주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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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온 지금

비바람치는 동부능선

산죽을 헤치며 새봉 오르는 길이 어른거린다.

 

올 가을 다시 간다.

쉽게 허락하지 않은 지리태극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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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 있을 때

 

2017. 5. 5.-6. 지리 태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