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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일출을 기다리는 향일암에서 시작하는 돌산종주길 1.

by 솔이끼 2012.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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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도 돌산도에는 종주길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섬인 돌산도에는 등뼈를 더듬으며 걸어가는 길이 있다.
말 그대로 맥을 짚어간다.


길 시작은 돌산대교에서부터다.
길을 걸어걸어서 32km를 걸으면 향일암에 다다른다.
이길의 매력은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고, 바다를 항상 볼수 있다.


길을 처음 타는 사람은 돌산대교에서 타는 게 매력적이다.
말 그대로 바다끝으로 가야 하는 목적을 가지기가 좋으니까.
아니 향일암으로 간다는 게 더 멋지니까.


근데 꺼꾸로 가는 길도 좋다.
향일암에서 돌산대교로 가는 길.
이 길은 향일암에서 일출을 보고
돌산대교에서 일몰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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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버스를 타고 향일암으로 향한다.
여수 종점에서 5시40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 
여수역에는 5시50분 정도...

하여튼 이 계절에는 어둠을 뚫고 버스가 달린다.
차가 없는 새벽길은 버스가 난폭하게도 달린다.
해안가 구불구불한 길을 질주한다는 느낌.

버스 안은 졸음에 빠졌다.
낚시를 가느 사람들.
어깨를 기대고 잠을 청하는 연인들
새벽 예불에 나서는 어머니들...

버스는 어둠이 가시지 않은 임포마을에 내려준다.
어둠을 뚫고 향일암으로 오른다.
일주문을 지나고 계단을 오른다.
한사람 겨우 지나갈 바위문도 지난다.
그렇게 올라선 향일암 난간에 선다.
바다가 시원하다.
수평선이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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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들은 안개에 쌓였다.
오늘 해가 뜨려나.
사람들은 그저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기다림......


해는 뜨지 않았다.
발길을 돌린다.
자꾸 바다를 뒤돌아 본다.
혹시나...
그래도 해는 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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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봉으로 오른다.
금오봉에서 해를 기다리다 내려오는 사람들
내려가다 말고 바다를 한동안 바라본다.

금오봉에 섰다,
해 대신 안개에 쌓인 섬들을 본다.
일출보다 더 아름답다.

섬과 안개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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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봉을 지나 금오산 정상쯤 일출을 맞는다.
구름을 한참 올라서서 해는 얼굴을 내민다.
힘 없는 햇살....


이제부터는 앞만 보고 걷는다.
32km라 했던가.
11시간을 걷는다고 했던가.


숲이 아름답다.
하얀 소사나무 숲이 동화 속을 걸어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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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종주길
 향일암에서 금오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