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7.
여수 진남제일시장
여수시청 근처 작은 시장
골목을 찾아들어가면
"그곳에 가면은!"
식당 치고는 너무 작다.
기껏해야 테이블 3개
여름철 여수에서 유명한 하모 요리를 한다.
'하모'라는 말이 일본어라고는 하지만
이미 보편화되어 그냥 쓴다.
우리말로는 '갯장어'라고 한다.
갯장어는 여름철 남해안 가까운 바다로 올라온다.
한 때는 그 놈들을 잡아서 일본에 수출을 했는데
우리도 살만큼 살다보니
이제는 우리가 먹는다.
식당 정말 좁다.
에어컨 없다.
이런 식당에 뭐하러 왔냐고?
식당에 와서 감동한 이유를 슬슬 풀어볼께.
첫번째로 싸다.
보통 하모를 먹으려면
한상에 100,000원 이상이다.
이 집은 7만원이다.
가격은 일단 만족
사장님에게 왜 싸냐고 물었더니
사장님 남편이 배타고 나가서 주낙으로 직접 잡아온다고 한다.
크기도 제각각이어서
큰 놈만 식당에서 팔고
작은 놈은 손질해서 시장에 내 놓는단다.
두번째 밑반찬이 맛깔나다.
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붕장어(일명 아나고) 회와 돌게가 나온다.
사장님 남편이 직접 잡아 온거란다.
장아찌도 나오고
하모 샤브샤브
야채가 듬뿍 나온다.
육수가 나온다.
갯장어(하모)를 칼집을 내고 조각내서 나온다.
야채 풍덩
갯장어 풍덩
살짝 데쳐질 정도
건져낸다.
야채와 하모를 접시에 놓는다.
양념장과 된장을 살짝 얻고
먹는다.
맛있다.
야채가 사각사각
장어가 부드럽게 씹힌다.
된장과 간장의 감칠맛까지...
여기서 사장님이 한말씀 한다.
"부족하면 말 해요. 더 드릴께요."
순간 "예? 리필되요?"
세번째 하모가 리필이 된다.
.
사장님은 멋쩍어 하신다.
처음에는 남편과 배를 타고 같이 고기잡으러 다녔는데
너무 힘들어서
식당을 열었단다.
식당 개업한 지 4개월 정도 되었고
장소가 이래서 장사가 잘 될런지 고민이란다.
아는 사람들이 알고 찾아오지만
...
올해는 이렇게 장사해보고
잘 되면 내년에 가격을 올리든지 한단다.
샤브샤브 다 먹고나면
국물이 남는다.
하모요리의 최고는 마지막에 나오는 죽이다.
먼저 쌀이 들어가고
야채가 들어가고
콩가루인지?
많은 것들이 들어갔다.
잘 저어준 다음
덜어서 먹는다.
걸쭉한 죽 맛
말로 표현하기가...
정말 맛있다.
마지막 이유. 죽이 너무너무 맛있다.
.
아쉬운 점도 있다.
식당이 좁다.
단체로 갈 수 없다.
상이 3상 밖에 없다.
그냥 갔다가 못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에어컨이 없다.
무지 덥다.
그러나
가격과 맛이 최상급이다.
그정도 충분히 보상 받는다.
나오면서 식당 이름을 보니
골목길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그곳에 가면은!"
(061-682-7232)
나이 드신 사장님의 센스.
.
.
갯장어는
『자산어보』에는 견아려(犬牙鱺)라고 쓰고, 속명을 개장어(介長魚)라고 하였다.
하모(ハモ), 참장어라고도 불린다.
길이는 다 크면 2m 정도로 뱀장어와 비슷하게 생겼다.
(보통 50cm 정도 되는 것을 먹는다.)
(예전에 2m정도 되는 갯장어를 봤는데, 식당에서는 너무 커서 합판 위에 올려놓고 손질했다.)
등쪽은 회갈색이고 배쪽은 은백색이다.
양쪽 턱은 길고 턱에는 이빨이 있으며, 억세고 큰 송곳니가 있다.
비늘은 전혀 없고 배지느러미도 없다.
손질된 갯장어(일명 하모)
.
.
.
2016. 7. 17.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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