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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신령스러운 바위봉우리 월악산 영봉

by 솔이끼 2014. 9. 18.

 

 

산 이름 중에 ‘악’자가 들어가는 산들이 있다. 이런 산들은 이름난 산일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산이 설악산이다. 월악산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월악산을 가기로 했을 때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유명한 절집이 없어서일까? 가기 전 얻은 정보로는 산정에서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정도다.

 

제천 땅으로 들어서고 숲으로 난 도로를 달릴 때 범상치 않은 산이라고 느낀다. 소나무 숲들이 좋다. 월악산 오르는 길은 여러 곳이 있다. 그중에서 마애불을 볼 수 있는 덕주골로 오르기로 했다. 덕주사를 들렀다가 960봉으로 올라서서 능선을 따라 정상인 영봉까지 오르는 코스다.

 

 

 

 

 

 

<덕주산성>

 

 

 

 

<덕주사>

 

 

 

 

 

 

덕주공주의 망국의 한이 서려있는 마애불

 

들머리 덕주골 상가지대를 지나면 계곡을 따라 간다. 이정표는 영봉까지는 7.1km라고 알려준다. 계곡 바짝 붙어서 성문이 있다. 이 깊은 산중에 웬 성? 안내판에는 덕주산성이라고 알려준다. 제천 덕주산성은 백제의 옛 성으로 전해오는 곳으로 신라 말 덕주공주의 피난처이자 덕주사를 창건한 곳이다.

 

경순왕이 고려 태조에게 나라를 바치러 갈 때 머물렀다고 한다. 고려 고종 43년(1256년) 몽고의 침입으로 충주사람들이 이곳에서 난을 피하다가 월악산신의 도움으로 몽고군을 물리친 산성이다. 선 말기에는 명성왕후가 흥선대원군과의 권력다툼에서 패배할 것을 예상하고 은신처를 마련하려고 이곳에 성문을 축조하였다고 한다.

 

산성 둘레가 23,670자로 약 15km가 넘는다. 현재 성벽은 거의 무너졌고, 조선시대에 쌓은 남문(월악루), 동문(덕주루), 북문(북정문)의 3개 성문이 남아 있다.

 

도로를 계속 따라가면 덕주사가 나온다. 월악산 덕주사는 신라 진평왕 9년(589년) 월형산(月兄山) 월악사로 불리었으나,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딸 덕주공주가 이곳에 들러 마애불을 조성하고 산 이름을 월악산(月岳山), 절 이름을 덕주사(德周寺)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본래의 덕주사는 마애불 주변의 상덕주사와 현재 절이 위치한 하덕주사가 있었으나, 1950년 한국전쟁 중 소실되었다. 현재 덕주사는 1970년 중건한 것이다.

 

계곡을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계곡을 따라 걷는 숲길이 시원하다. 산길은 돌로 깔아 잘 다듬어 놓았다. 쉬엄쉬엄 올라가니 또 성문을 지난다. 조금 더 올라서니 커다란 마애불이 섰다. 멋지다. 입술이 도톰한 마애불은 매력적이다. 손가락에서는 막 움직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머리 위에는 탑이 섰다.

 

보물 406호 제천 덕주사 마애여래입상은 높이가 13m나 되는 거대한 마애불이다.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이나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통일신라 말기의 마의태자(麻衣太子)의 누이 덕주공주(德周公主)가 망국의 한을 품고 이곳에 들어 왔다가 자기의 형상을 마애불로 조성하였다고 전해진다.

 

 

 

 

<영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

 

 

 

 

 

 

 

 

 

 

 

 

 

 

 

 

<덕주사 마애여래입상>

 

 

 

 

 

 

 

 

 

 

 

 

 

영봉에 올라 충주호를 바라보다.

 

마애불을 지나면 산길은 아주 가파르게 올라간다. 철계단과 돌계단 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올라간다. 그냥 월악산이 아니다. 힘든 만큼 눈이 맑아진다. 급격하게 오르는 산길은 주변 풍경을 빠르게 보여준다. 산능선이 환히 내려다보인다.

 

960봉부터는 완만하게 이어진다. 흙길이다. 통통거리며 산길을 걷는다. 바쁘게 걸으면서도 호흡조절을 할 수 있는 걸음이다. 헬기장으로 내려서니 정상 바위가 커다랗게 섰다. 영봉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한라산 남벽보다는 적지만 느낌은 비슷하다.

 

영봉은 높이 150m, 둘레가 4km나 되는 거대한 바위 봉우리다. 신령스러운 봉우리라 하여 영봉(靈峰) 또는 나라의 큰 스님이 나온다고 하여 국사봉(國師峯)이라 불리었으며, 옛날 나라의 중요한 제사인 소사(小祀)를 지내던 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산중에서 정상을 영봉이라 부르는 곳은 백두산과 월악산 둘뿐이란다.

 

직벽에 가까운 정상을 어찌 올라갈까 고민했는데 등산로는 너무 잘 정비가 되어 있다. 여전히 철계단을 오르고 돌계단을 오른다. 그러다 정상으로 오르는 지그재그 철계단을 만난다. 철계단은 공사 중이다. 공사하시는 분들은 오늘 처음 개통을 했단다.

 

직벽에 가까운 바위에 계단을 만든 게 신기해서 설계를 어떻게 했냐고 물었다. 답은 의외였다. 설계 없이 그냥 만들었단다. 그것도 정상에서부터 만들어 내려왔단다. 상상이 되지 않는다. 최고의 기술자들이다.

 

오르는 계단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까마득하다. 첫 개통한 길을 오르는 기분도 좋다. 철계단을 가파르게 오르면 산정이 보인다. 영봉(1,097m) 정상이다. 영봉 난간에 서서 충주호를 내려다본다. 시원한 풍광에 마음이 확 터진다.

 

내려가는 길은 동창교 탐방지원센타로 잡았다. 4.3km를 내려가야 한다.

 

 

 

 

 

 

 

 

 

 

 

 

 

 

 

 

 

 

 

 

 

 

 

 

<월악산 정상인 영봉>

 

 

 

 

 

 

 

 

 

 

<영봉>

 

 

 

 

 

 

 

 

 

 

<영봉 오르는 철계단>

 

 

 

 

 

 

 

 

 

 

 

 

 

 

 

 

 

 

 

 

 

 

 

 

 

 

 

 

 

 

 

 

 

 

 

 

 

 

 

 

 

 

 

<내려오는 길에서 본 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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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8. 제천 월악산 영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