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3.
경주 감은사지
신라시대 웅장한 탑이 있는 곳
탑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허전한 곳
그리고 누군가와 다시 와서 보고 싶은 곳
감은사지 삼층석탑이 멀리 보일때부터 마음이 설렌다.
논이 끝나는 곳에 탑 두개가 땅을 누르듯 서 있다.
점점 가까워 질수록 탑의 크기에 놀란다.
탑 아래 섰을 때
그냥 고개만 들고 올려다본다.
당당한 탑이 허전함으로 다가온다.
나만 남았다는 듯 자조석인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천년을 그렇게 보냈을 텐데.
감은사 삼층석탑은 한마디로 단정하고 당당하다.
감은사는
원래 바다로 침입해 오는 왜적을 막기 위해 문무왕이 지은 절이다.
그런데
절을 짓기 시작한지 1년 만에 왕이 세상을 떠났다.
아들 신문왕이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즉위 이듬해인 신문왕 2년(682)에 완공하였다.
그리고
‘부왕의 큰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감은사’라 불렀다.
지금 감은사는
삼층석탑 두 기와 금당, 강당, 회랑을 둘렀던 흔적이 남아 있다.
금당터다.
금당터는 독특한 석조물들이 있다.
다른 건물터와는 다르다.
문무왕은
죽어서 용으로 변해 신라를 지키겠다고 했다.
아들 신문왕은
절을 지을 때 용이 된 아버지가 금당을 드나들 수 있도록 독특한 구들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금당 구들장 초석 한쪽을 터 놓았다.
경주 감은사지 동ㆍ서 삼층석탑(舊 감은사지삼층석탑)은
국보 제112호다.
2단의 기단(基壇)위에 3층 탑신(塔身)을 올린 전형적인 3층석탑이다.
2탑은 서로 같은 규모와 양식을 하고 있다.
1탑 중심에서 쌍탑가람으로 가는 최초의 배치란다.
여러개의 돌들을 다듬어 커다란 탑으로 만들었다.
전체 크기가 13.4m나 된다.
탑의 상륜부에는 찰주가 꽂혀 있는데, 높이가 3.9m란다.
탑의 크기에 압도된다.
우리나라에 큰 유적이 없다고들 하는데
감은사지3층석탑을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당시 저 정도 큰 석조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면
대형 석조 건축물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겠다.
단지
만들 필요가 없었을 거다.
삼층석탑만 덩그러이 있어서 마음이 편해지는 지도 모르겠다.
비움
그리고 채움
절터에 남겨진 나무도 탑을 닮아간다.
힘들게 살아간다.
떠나기 싫다.
나무 아래 앉아서
하루의 변화를 다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여행을 해야 한다.
감은사지 바로 옆은 동해바다다.
동해의 용이 된 문무왕이 계신 곳이다.
해변은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바로 앞 작은 돌섬이 문무대왕릉이란다.
동해의 용은 외롭지 않았다.
파도와 함께하고 갈매기들이 주변을 맴돌았다.
해변 오른편 높은 곳에 이견대가 있다.
이견대는
문무대왕이 묻혀있다는 수중릉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옛날에는 이견정이라는 큰 정자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 건물은 1979년 새로 지은 거란다.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쉬었다 가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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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 있을 때
2017. 8. 3. 경주 감은사지와 문무대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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