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길 따라서

설악산 서북능선 종주. 오색에서 남교리까지 28km, 비오는 날 걷다.

by 솔이끼 2022. 7. 5.

2022. 6. 26.
설악산 서북능선 종주

.

밤새 산악회 버스를 타고 강원도로 향한다.
살짝 잠이 들었다 깨니 홍천을 지나고 있다.
버스는 남설악탐방지원센터 앞에서 내려준다.
보통 오색이라고 부른다.

등산로는 03:00에 열린다.
산행 준비를 한다.



02:50 등산로 열린다.
등산객들이 좁은 문을 줄지어 들어간다.
어둠을 밝히고



랜턴 불빛에 날벌레들이 달려든다.
겁 없는 녀석들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완만한 길.



가파른 길로 이어진다.
돌계단길
경사가 만만치 않다.
가파른 길이라 길 옆으로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가파른 길을 500m 정도 쉼없이 올라오니 완만한 길로 바뀐다.
계곡 물소리 엄청 크다.




계곡을 몇 번 건너니 다시 또 가파른 길이다.
계단으로 정비된 길이지만
가파르게 올라가는 건 힘들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가파른 길을 한참 올라서니 너덜길로 바뀐다.
높이 올라왔는 지 주변 풍광이 바뀐다.
정상 근처라는 느낌





05:30
돌계단 오르니 안개 속에서 정상이 보인다.
몇 사람 사진 찍고 있다.
오색에서 5km 정도 올랐다.
대청봉 1,708m
2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산객에게 부탁해서 정상사진 한장 남긴다.




정상에서 바람을 피해 아침을 먹는다.
아침으로 준비한 게 빵이다.
안개로 풍경은 보이지 않지만 정상에서 느끼는 기분은 좋다.



중청으로 내려선다.
바람이 거세다.
옷을 더 입어야 하는 데
귀찮아서 안 입었다.
엄청 춥다.
올라 올 때 흘린 땀이 식어 한기가 느껴진다.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내려선다.



06:03
중청대피소에 도착하니 바람이 잔다.
안개 속 중청대비소는 그냥 지나친다.



갈림길
한계령까지 7.7km 알려준다,



대승령까지 12.5km
대승령 넘어 남교리까지 가야 하니 갈길이 멀기만 하다.



숲길 걸어간다.
완만한 산길이다.
부드러운 흙길 걷다 너덜길도 만난다.
주변 풍광이 보이지 않는 게 아쉽다.

사실 설악산 오는 목적이 멋진 풍경 보려는 것도 있는 데
흐린 풍경이 답답하기만 하다.



06:15
끝청봉 지난다.
풍경은 보이지 않고
길 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끝청봉 이정표
봉우리 같지 않은 봉우리
얼떨결에 올라서서 내려간다.



길 옆으로 꽃들이 많이 피었다.
붉은인가목 꽃이 화려하고, 금마타리 노란꽃이 예쁘고
종덩굴 보라색 꽃이 새초롬하게 피었다.



<붉은인가목>


<금마타리>


<종덩굴>


길은 거칠어진다.
바위 너덜로 등산로가 있어 조금 위험하다.
안개에 풍경구경 못하지만
외로운 나무라도 보고 즐기며 걷는다.






08:06
한계경 삼거리 도착했다.
오색을 출발한 지 5시간 정도 지났다.

대승령까지 7.6km 이어간다.
비가 내린다.
계속 갈 수 있을 지 걱정이다.




귀떼기청봉 오른다.
돌무더기 길
돌을 건너뛰면서 오른다.

이런 길이 매력적이기도 하다.
서서히 가면 의외로 재미 있다.
돌무더기 중 어느 바위를 밟고 가야하는 지
선택을 하면서 가는 길이다.





09:03
귀떼기청봉 1,578m
이름 만큼이나 오르는 길이 거칠다.
내려가는 길도 너덜길



내려가다 잠깐 안개가 걷힌다.

멋진 풍경 펼쳐진다.
와!
이런 풍경 즐기려고 설악산 올랐는 데
좋은 풍경 보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하는 게 웃기다.





길은 오르내림이 심하다.
가파르게 오르고 가파르게 내려간다.
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내린다.
천둥소리가 들린다.
번개라도 치면 큰일인데



10:38
1408봉 오른다.
힘들게 올라왔다.
길이 엄청 험하다.

설악산 서북능선
힘들다고 하지만 직접 느껴보니 더 힘들다.
거친 길을 게속 간다.
급하게 내려갔다가 철계단 타고 오르는 길
비까지 와서 더 힘들다.



12:00
오르내림을 몇 번 하다보니
대승령에 도착했다.

중청대피소에서 6시간 걸렸다.
중청대피소에서 한계령삼거리까지 2시간 정도는 쉬엄쉬엄
한계령삼거리에서 대승령까지 7.6km는 정말 힘든 구간이다.
무려 4시간 정도 걸렸다.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 데
비때문에 어디 앉을 수도 없다.
나무 밑도 비가 친다.
배가 너무 고프다.
빗속에서 서서 간단하게 빵을 먹는다.



대승령에서 남교리까지 7.9km
봉우리 하나 올라서니 내려가는 길
이정표에는 내려가는 길만 7.6km다.
만만치 않다.

내려가는 길은 무척 지루하다.
완만한 길을 따라 내려간다.
비가 그친다.
계곡이 보인다.
내린 비로 계곡은 힘차다.
물소리 크다.
폭포들이 보인다.




계곡 옆 데크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걷기에 좋다.
설악산 멋진 바위봉우리 풍경 못 봤지만
폭포 풍경이라도 봐서 좋다.




폭포는 점점 큰 것들로 바뀐다.
멋지다.
큰 용이 몸을 힘차게 비틀고 있는 느낌
길은 멀다.



14:10
'복숭아탕'이라는 이름이 붙은 폭포 압권이다.
2단으로 떨어지는 폭포
오랜 세월 바위는 커다란 웅덩이를 만들었다.



복숭아탕에서 남교리까지 아직도 4km 남았다.
계곡 옆을 따라 간다.
지루하게 내려온다.



15:25
남교리 탐방지원센타
산행을 마친다.
비가 온 후 서늘함을 느낀다.



설악산 서북능선 종주
오색에서 남교리까지 28km
산행시간은 1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오색에서 대청봉 올라 중청대피소까지 6km 가파르고 힘든 길
한계령 삼거리까지는 완만한 길 6km 쉬엄쉬엄
대승령까지 8km 까칠한 길
남교리까지 8km 지루한 길, 폭포 보고 놀란 길

비가 안 왔으면 좋았을 길을
비 맞으며 걸었다.

.

.

.

길 위에 서 있을 때

2022. 6. 26. 설악산 서북능선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