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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진달래핀 사천 와룡산. 철쭉이 피면 장관이겠다.

by 솔이끼 2015. 4. 16.

 

2015.4.12.

사천 와룡산

 

 

 

 

 

와룡마을에서 원점회귀 산행

 

사천시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산이 와룡산이다. 산 이름에서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풍긴다. 용이 누워 있는 산. 와룡산은 해발 801.4m로 높고 낮은 봉우리가 아흔 아홉 개로 형성되어 있어 구구연화봉 이라고도 불리며, 하늘에서 보면 거대한 용 한 마리가 누워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하여 와룡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와룡산 등산로는 여러 군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등산로가 남양저수지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남양저수지에서 정상인 새섬봉 지나 민재봉까지 5km 정도 거리다. 이 코스는 다시 되돌아오거나 백천사나 와룡마을로 내려가야 한다. 차를 가져갈 경우 다시 되돌아오는 길이 싱겁다.

 

그래서 오늘 산행은 원점회귀를 할 수 있는 와룡마을에서 시작한다. 와룡마을로 들어서서 도암재로 올라 새섬봉, 민재봉, 기차바위를 지나 다시 와룡마을로 내려오는 코스다. 대략 7km 정도 거리다.

 

 

 

 

<와룡마을에서 도암재로 오르는 입구.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올라간다.>

 

 

 

 

 

 

 

 

사천시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길

 

와룡마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곳에는 주차장이 있다. 그곳에 차를 주차하고 마을로 내려간다. 도암재로 올라가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마침 산불감시초소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직접 들어가는 길을 알려준다. 이정표는 없다.

 

골목으로 들어서서 곧장 올라간다. 시멘트포장길이 끝나는 곳에는 쇠똥냄새가 난다. 소를 키우는 축사가 있다. 그 뒤로 납골묘가 있고 산길이 시작된다. 납골묘 근처에 모여 있는 아저씨들은 고사리와 두릅을 잔뜩 꺾어 놓았다. 소주 한 잔 하고 가라는데, 감사하다는 마음만 전한다.

 

산길은 완만하게 올라간다. 키 큰 나무들이 하늘 높이 자랐다. 가지마다 연한 새순을 내고 있다. 생기가 넘친다. 오르는 길에는 붓꽃도 피었다. 노란색 금붓꽃도 피었다. 산벚꽃이 하얗게 피었다. 쉬엄쉬엄 산길을 올라간다. 도암재에 오르니 바람이 넘어온다. 소나무 가지를 비집고 불어오는 바람은 요란한 소리를 낸다. 와룡마을에서 1.4km 올랐다. 잠시 쉬었다 새섬봉 방향으로 오른다. 새섬봉까지 1km 거리다.

 

산길은 진달래가 하나둘 피었다. 산길은 벼랑으로 붙어서 있다. 벼랑에 서니 천왕봉 상사바위 옆으로 삼천포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벼랑에 위태롭게 핀 진달래가 바람에 흔들리느라 바쁘다. 하필 그런 곳에 자리를 잡아서…….

 

산길은 거칠어진다. 바위암벽에 나무데크를 설치한 길도 있다. 예전에는 바위를 바로 올라 다녔는지 밧줄이 아직 남아 있다. 너덜지대도 지난다. 뒤를 돌아보니 사천 앞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하다. 건너편 남해 섬이 바다를 감싸고 있다.

 

 

 

 

<산벚꽃이 예쁘다.>

 

 

 

 

 

 

 

<노란 금붓꽃>

 

 

 

 

<도암재로 오르는 길>

 

 

 

 

<도암재>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천왕봉 상사바위>

 

 

 

 

 

 

 

 

 

 

 

 

 

<너덜지대>

 

 

 

 

 

 

 

<진달래와 어우러진 새섬봉 바위능선>

 

 

 

 

 

 

 

 

 

 

<새섬봉>

 

 

 

 

 

 

 

 

진달래가 바람에 춤추는 새섬봉 능선

 

산길은 능선으로 올라섰다. 진달래는 여전히 붉다. 바위가 닭 벼슬처럼 솟은 길을 위태롭게 걸어간다. 그 끝에 작은 표지석이 섰다. 새섬봉(801.4m)이다. 봉우리 이름이 특이하다. 옛날 큰 홍수가 났을 때 온 산이 물에 잠기고 새섬봉 끝이 새한마리 앉을 정도였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새섬봉에 서니 바람이 더 거칠어 졌다. 거친 바람이 싫지만은 않다. 봄이 잔뜩 묻어서 불어오는 바람은 거칠어도 좋다. 새섬봉을 내려서서 산능선을 타고 간다. 민재봉까지는 1.6km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민재봉 능선이 너무 좋다. 길 가에는 진달래가 한창이다.

 

양지꽃과 노랑제비꽃이 땅바닥에 앙증맞게 피었다. 헬기장 근처에는 얼레지 군락이 있다. 얼레지 꽃은 언제 봐도 도도하다. 가느다란 꽃대에 커다란 꽃을 달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다. 나보다 예쁜 꽃은 없다는 듯.

 

 

 

 

 

 

 

 

<새섬봉에서 바라본 하동과 남해. 하동 금오산이 보인다.>

 

 

 

 

<새섬봉 정상 표지석>

 

 

 

 

 

 

 

<진달래가 핀 민재봉 능선길>

 

 

 

 

 

 

 

 

 

 

<와룡산 철쭉 군락지>

 

 

 

<민재봉 정상. 한자로는 민점봉이라고 쓴다.>

 

 

 

 

 

커다란 용이 감싸고 있는 산

 

헬기장을 지나니 철쭉군락지다. 철쭉은 아직 피지 않았다. 오월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큰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다. 키 보다 작아진 산을 걷는 기분이 좋다. 민재봉(799m)으로 오르니 와룡산이 양편으로 펼쳐진다. 정상인 새섬봉 보다 2.4m 낮다. 그렇지만 산의 중심에 있어 사실상 정상 같은 기분이다. 멀리 지리산 능선이 펼쳐진다. 천왕봉은 여전히 웅장하게 섰다.

 

용두마을로 길을 잡는다. 산길이 끝나는 곳까지 6.5km를 가라고 한다. 산길은 능선을 타고 오르고 내린다. 청룡사 갈림길을 지난다. 그냥 내려오라고 유혹의 시선을 보내지만 무시하고 그냥 지나친다. 커다란 바위가 나오더니 기차바위라고 알려준다. 바위 위에 올라서니 건너편으로 천왕봉과 새섬봉 능선이 멋지게 펼쳐진다. 마치 용이 누워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려갈 곳이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산길은 다시 오르내리더니 이정표를 만난다. 와룡마을로 내려가는 삼거리다. 민재봉에서 1.4km를 왔다. 와룡마을까지 1.5km 남았다. 내려갈 곳을 확인하니 마음이 편안해 진다. 잠시 쉰다. 길은 지그재그로 가파르게 내려간다.

 

내려간 곳에는 덕룡사라는 작은 절이 있다. 와룡산 자락에는 유난히 ‘룡’자가 들어간 절들이 많다. 청룡사, 갑룡사, 덕룡사, 백룡사 등등.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내려오니 주차장이다. 산의 기운이 좋아선지 개운한 기분이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산행이다. ‘사천 8경’에 선정된 와룡산 철쭉을 보지 못했다. 5월 초 철쭉이 만개할 때 다시 올 수 있으려나…….

 

 

 

 

<민재봉에서 바라본 새섬봉과 사천시내>

 

 

 

 

 

 

 

<기차바위>

 

 

 

 

<기차바위에서 바라본 새섬봉. 천왕봉이 용의 머리처럼 보인다.>

 

 

 

 

<기차바위에서 바라본 북쪽 산>

 

 

 

 

<와룡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 덕룡사로 내려간다.>

 

 

 

 

 

 

 

<줄딸기 꽃이 예쁘게 피었다.>

 

 

 

 

<갈림길이 있는 산이 대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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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12. 사천 와룡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