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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바다가 그리울 때, 이곳 향일암으로 오라.

by 솔이끼 2011. 3. 8.





자연 석문을 지나 향일암으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향일암으로 향한다. 향일암까지 가는 길에는 동백이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다. 상가가 나오고 위로 오르는 길이 있다. 가파르게 오른다. 오르는 길은 심심하지 않다. 상가마다 갓김치 무치면서 먹어보라고 한다. 빨갛게 윤기가 흐르는 것이 먹음직스럽다.


매표소를 지나면 일주문으로 오르는 계단이 높이 섰다. 계단을 올라간다. 일주문 현판에는 금오산향일암(金鰲山向日庵)이라고 써 있다. 일주문을 지나서 숲길을 걸어간다. 낙엽이 져버린 숲은 삭막하다. 길은 커다란 바위를 만나고 사람하나 겨우 지나갈 석문을 지난다. 기분이 묘하다. 이리 좁은 석문이 자연적으로 생긴 것도 신기하지만 이 길을 통해서 향일암으로 오르게 만든 것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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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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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전 옆에 핀 붉은 동백


작은 석문을 다시 지나면 향일암이 보인다. 향일암으로 오른다. 오르는 길 주변으로 오래된 고목들이 그물 같은 가지들을 펼친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흐린 날과 어울려 쓸쓸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걸음을 멈추고 바다와 하늘과 나무가 어울린 풍경을 본다.


계단을 올라서면 바위벼랑 위 좁은 터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암자를 만난다. 원통보전은 불에 타서 임시로 절집을 만들었다. 바다로 향한 관음전으로 간다. 관음전 동백이 꽃을 피웠다. 아직 추운 날씨에 새빨갛게 붉은 꽃을 피운 동백. 그리고 샛노란 수술을 가진 꽃.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워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향일암은 644년 (신라 선덕여왕 13년)에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창건 당시에는 원통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 950년 (고려 광종 9년)때는 이곳에서 수도하던 윤필거사가 금오산의 이름을 따서 금오암이라 하였고, 이후 풍수지리상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거북의 모습을 하고 있어 거북'구'자를 써서 '영구암(靈龜庵)'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이곳은 1715년 (숙종 41년) 인묵대사가 향일암 이라는 이름으로 명명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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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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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위에 선 기분, 금오산 정상


석굴을 몇 개 지나서 관음전으로 오른다. 향일암은 관음전이 두 곳이다. 절집 맨 위에 있는 관음전에 서면 바다가 시원스럽게 내려보인다. 관음전 바로 앞에는 커다란 반석이 있다. 원효대사 기도처란다. 바다와 어울린 절집 풍광이 좋다. 향일암에는 원통보전과 더불어 관음전이 두 곳이나 된다. 원통보전과 관음전은 현실세계의 고통을 없애준다는 관음보살을 모시는 곳이다. 향일암은 낙산사의 홍연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동 보문암과 함께 국내 4대 관음기도처중의 하나다.


절집을 나와 금오산으로 오른다. 계단을 오르는 길. 가는 길에는 기암괴석들이 바다를 향해 섰다. 바다를 향해 선돌. 오랜 시간 동안 바다를 지킨 바위들을 지나 금오산 정상으로 오른다. 금오산 정상에는 작은 표지석이 섰다. 바다 위에 선 기분이다. 바로 앞에 커다란 섬이 금오도다. 주변으로 작은 섬들이 둥실둥실 떠 있다. 멀리 고흥반도도 보인다. 금호도와 남해도 사이로 수평선이 펼쳐진다. 끝이 없이 흘러갈 것 같은 바다. 바다로 향한 그리움은 한없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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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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