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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구름다리가 걸린 진안 구봉산

by 솔이끼 2015. 10. 14.

 

 

2015.10.4. 구름다리가 걸린 진안 구봉산

 

고속도로를 벗어나 진안으로 달린다. 가을 풍경이 좋다. 들판에 곡식은 익어가고, 산 밑자락에 살짝 든 단풍이 눈길을 끈다. 마이산 멋지게 섰다. 구불구불 산길로 들어선다. 바위봉우리들이 손가락처럼 서있다. 구름다리도 걸렸다.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산행객들이 북적거린다. 관광버스들이 길가로 주차를 하고 있다. 주차장은 아직 여유가 있다. 주차안내도 해주고 주차료도 무료다. 기분이 좋다. 산행을 준비한다.

 

진안 구봉산은 기암괴석의 바위산으로 남쪽의 지리산 천황사 쪽에서 바라보면 뾰족하게 솟아있는 아홉 개의 봉우리가 뚜렷하여 구봉산이라 부른다. 구봉산은 연꽃산이라고도 불리는데, 천황봉을 제외한 8개의 봉우리가 막 피어오르는 연꽃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진안군에서는 구봉산의 4봉과 5봉을 잇는 구름다리를 2015.8.3. 공사를 완공하고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 산행코스는 보통 구봉산주차장에서 1봉부터 8봉까지 오르고 내려오기도 하고, 9봉으로 올라서 바람재에서 내려오기도 한다. 약 5시간 걸린다.

 

 

 

 

 

 

 

10:20 산행 시작. 등산객들로 막힌 산길

 

이정표를 확인하고 산길로 들어선다. 구봉산 정상까지 2.8km다. 단체 등산객들이 많아 산길은 막힌다. 아주 서서히 올라간다. 올해 구름다리가 새로 걸렸다고 소문이 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구름다리의 효과가 엄청나다.

 

산길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다. 중간에는 등산객들끼리 말다툼도 한다. 여러 줄에서 한 줄로 줄어드는 곳에는 빨리 가려는 등산객들이 등산로를 벗어나 오르기도 하고, 줄 사이로 끼어 들기도 한다.

 

산길은 1봉과 2봉 사이로 올라간다. 갈림길에서 고민을 한다. 이런 속도로는 계속 서있어야 할 판이다. 1봉(668m)으로 내려섰다가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1봉으로 내려서니 전망이 좋다. 끝없이 이어지는 산 너울과 중간 중간 논밭이 있고, 멀리 용당댐도 보인다.

 

 

 

 

 

 

 

 

 

 

 

 

 

1봉과 2봉 사이

 

 

 

 

 

 

 

1봉에서 본 전망

 

 

 

 

12:19 2봉에 서다.

 

점심(11:23~12:00)을 먹고 나니 등산객들이 조금 줄었다. 2봉(720m)으로 올라선다. 3봉(728m)을 넘고 4봉(752m)으로 올라선다. 4봉과 5봉 사이는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구름다리를 건넌다. 생각보다 출렁거리지 않고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나 좋다.

 

5봉(742m)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또다시 외길이다. 가파른 바윗길로 엉금엉금 내려간다. 반면 위에서 내려가려는 사람들은 계속 밀려들고 심하게 정체가 된다. 또 다시 사람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진다. 줄을 무시하고 중간에 밀고 들어오려는 사람들과 오래 기다린 사람들의 억울함이 충돌한다.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나는 사고가 날까 두렵다.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으면 한쪽으로 밀리게 되고, 줄서고 있는 사람들이 추락할 수도 있다. 그래서 큰 소리로 위험하다고 외쳤지만 듣지 않는다. “산에 왜 왔냐?”

 

 

 

 

 

 

 

 

 

 

4봉과 5봉 사이에 걸린 구름다리

 

 

 

 

 

 

 

 

 

 

구름다리에서 본 풍경

 

 

 

 

 

 

 

6봉에서 5봉을 바라본 풍경

 

 

 

 

5봉 내려오는 가파른 길

 

 

 

 

 

 

 

7봉 오르는 길

 

 

 

 

 

 

 

7봉에서 6봉쪽으로 바라본 풍경

 

 

 

 

 

 

 

 

 

 

7봉과 8봉 사이 구름다리

 

 

 

 

구름다리에서 내려다본 풍경

 

 

 

 

13:32 8봉 오르는 길. 신선이 사는 곳

 

가파른 5봉을 내려서서 6봉(732m)을 오른다. 7봉(739.8m)으로 오르는 길은 나무계단길이다. 계단이 엄청 많다. 8봉으로 넘어가는 길은 또 다시 구름다리가 걸렸다. 이 구름다리는 웅장하지 않지만 더 멋있다. 구름다리를 건너고 8봉 쪽에서 보면 마치 신선의 세계에 온 것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5봉 구름다리 전망대가 하늘아래 우뚝 솟아 있고, 협곡 사이에 걸린 구름다리는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다리로 보인다.

 

8봉(780m)을 올랐다가 내려서면 돈내미재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과 정상으로 오르는 길로 나뉜다. 정상으로 오른다. 이정표는 500m 정도라는 데. 죽이는 길이다. 엄청 경사가 가파르다.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올라간다.

 

중간에 잠깐 완만하다가 다시 오른다. 하늘이 보인다. 드디어 다 왔구나 생각하고 올랐는데. 또 산이 있다. 질린다. 아예 쉬어가기로 한다. 앉아서 물도 마시고 간식도 먹는다. 한참 쉬었다가 다시 오른다.

 

 

 

 

 

 

 

 

 

 

 

 

 

9봉 오르는 길

 

 

 

 

14:55 구봉산 정상에 서다.

 

정상에 선다. 기존 표지석과 다르게 자연석으로 세웠다. 정상에 선 기분이 좋다. 정상에서는 1봉부터 8봉이 저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구봉산 정상은 1002m로 8봉과는 너무 차이가 있다.8봉까지 오르는 기분으로 쉽게 생각하고 올랐다가 아주 힘들었다.

 

정상에는 벤치도 있어 분위기가 좋다. 앉았다 가고 싶지만 먼저 앉아있는 분들이 너무 편안하게 보여 부탁하기가 어렵다. 아쉬움을 접고 내려선다. 내려오는 길에는 군데군데 전망이 터진 곳이 있다. 1봉부터 8봉까지의 바위 봉우리들이 점점 눈높이를 맞춰간다.

 

 

 

 

 

 

 

 

 

 

내려가는 길에서 본 풍경

 

 

 

 

 

 

 

 

 

 

바람재

 

 

 

 

 

 

 

16:19 산행 종료. 시원한 맥주와 따뜻한 커피로 피로를 풀다.

 

바람재에서 마을 쪽으로 내려선다. 다시 길은 엄청 가파르다. 미끄러지듯 내려선다. 산길을 내려서고 마을을 가로질러 주차장으로 되돌아온다. 힘든 산행이다.

 

주차장에는 트럭에 커피와 라면 등을 팔고 있다. 같이 간 일행들은 시원한 맥주도 마시고, 컵라면도 먹는다. 나는 커피 한잔. 커피? 1회용 커피다. 피로가 풀어진다. 집으로 되돌아가는 길은 멀다. 그래도 즐겁다.

 

보통 산행코스는 구봉산주차장-1봉-4봉-구름다리-5봉-8봉-구봉산-바람재-주차장까지 원점회귀를 하며 약 5시간 걸린다. 오늘은 산행객들이 많아 6시간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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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4. 진안 구봉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