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열사
2015.11.6.
광주에서 담양 가는 29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다 경열사라는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을 한다. 광주광역시에 이런 시골마을이 같이 공존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무등산 자락을 따라 들어가니 도로는 한적하다. 빨간 단풍나무가 인상적으로 서 있는 곳에 경열사(景烈社) 들어가는 표지석이 보인다.
경열사로 들어가는 길은 은행잎이 노랗게 깔렸다. 가을 분위기 물씬 난다. 멋진 길이다. 적당히 구불거린 길을 따라 올라가니 홍살문이 섰다.
경열사로 들어선다. 경열사는 정지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다. 요즘 논란이 많은 국사 시간에 한번쯤 들어봤을 인물이다.
정지(鄭地) 장군은 1374년(공민왕 23) 전라도안무사로 발탁되었다. 1377년(우왕 3) 예의판서(禮儀判書)로서 순천도병마사가 되어 순천·낙안 등지에 침입한 왜구를 격파하였다.
1381년 해도원수(海島元帥)가 되어 서남해에서 수차에 걸쳐 왜구를 소탕하여 많은 전공을 세웠다. 1383년 5월 왜선 120척이 침입해 온다는 급보를 받고 경상도로 가던 중, 남해 관음포에서 전투를 벌였으며, 왜구 선봉대선 17척을 완파하고 적을 크게 무찔렀다.
1384년 문하평리(門下評理)에 임명되어 보다 근원적인 방왜책으로서 왜구의 소굴인 쓰시마(對馬島)와 이키시마(壹岐島)의 정벌을 건의하기도 하였다.
1388년 우군도통사 이성계 휘하에 예속되어 안주도도원수로 출전하였으나 이성계의 위화도회군 때 동참하였다. 이듬해 우왕의 복위를 모의한 김저의 사건에 연좌되어 경주로 유배되었으나, 곧 풀려나 위화도회군의 공으로 2등 공신에 봉해졌다.
그 뒤 광주(光州)에 물러나 있던 중 판개성부사로 부름을 받았으나 부임하지 않고 별세하였다. 시호는 경렬(景烈)이다.
경열사로 들어서니 가을이 물씬 배어난다. 모과나무에 모과는 간신히 버티고 있고, 나무들은 빛을 바래고 있다. 반듯하게 정렬된 돌 계단을 올라서서 문으로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탑비가 섰다. 경열사 사적비다.
다시 돌계단을 올라서서 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 유물관이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정지장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있으니 정지장군의 쓰시마 정벌론이다.
정지 장군이 왕에게 건의한 내용은 “최근에 중국이 왜를 정벌한다고 하는데 만약 우리 국경에까지 전함을 나누어 정박시킨다면 접대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우리의 허실을 엿볼까 두렵습니다. 왜는 온 나라가 모두 도적질하는 것이 아니고 배반한 백성이 쓰시마(對馬島)와 이키시마(壹岐島) 등 여러 섬을 차지하고 살면서 이 섬들이 우리 동똑 해안에 가까워 수시로 침입합니다. 만약 그 죄를 성토(聲討)하고, 군사를 일으켜 먼저 이 섬들을 쳐서 그 소굴을 뒤엎고, 또 일본에 글을 보내어 도망한 적을 데려다 귀순시킨다면 왜구로 인한 걱정은 영원히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왕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5년 후인 1389년에 박위가 쓰시마를 정벌하였다.
유물관을 나와 돌계단을 다시 오르면 사당이 나온다. 사당안에는 정지장군 초상과 위패를 모시고 있다. 장군의 모습이 당당하다.
사당을 나와 사적비가 있는 오른편으로 돌아가면 장군의 묘역으로 이어진다. 담장을 따라 가다 돌계단을 오르면 넓은 묘역이 나온다. 양편으로 자연석을 다듬은 석물 2기가 보인다. 무슨 동물인지 알아보기 힘드나, 그런대로 모양은 갖췄다.
묘역 제일 높은 곳이 장군의 묘다. 정지장군 묘는 특이한 형태다. 넓은 4각의 기단을 만들고 그 위에 돌을 쌓아 4각형 묘를 만들었다. 묘 위에는 평평하다. 고려후기 묘 형태라는데 드믄 형식이다. 묘 위에는 노란 꽃이 앙증맞게 피었다.
고려말 왜구를 물리친 큰 싸움으로는 최영의 홍산대첩(鴻山大捷), 나세(羅世), 최무선(崔茂宣) 등의 진포대첩(鎭浦大捷), 이성계의 황산대첩(荒山大捷), 정지의 관음포전투(觀音浦戰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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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열사
광주광역시 북구 경열사길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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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6. 광주 경열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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