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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강진 만덕산. 소석문에서 다산초당까지. 정약용 머물렀던 길을 따라

by 솔이끼 2017. 11. 28.

 

2017. 11. 12.

강진 만덕산.

소석문에서 만덕산까지 걸었다.

다산 정약용이 10년을 머물렀던 산

만덕산을 걸어간다.

 

 

 

 

<소석문-석문산 입구>

 

강진 땅.

강진 읍내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면 너른 들판에 우뚝 솟은 산이 보인다. 울퉁불퉁 하얀 몸매를 뽐내는 산.

강진 읍내를 지나쳐 도로를 따라가면 양옆으로 바위들이 막아선 협곡을 지난다.

사람들은 길이 아니면 지나갈 수가 없어 석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석문(石門)에는 구름다리가 걸렸다.

 

소석문

석문을 지나 덕룡산 가는 길로 돌아 들어가면 소석문이 나온다.

석문과 비슷한 느낌.

조금 작아서 소석문이란다.

소석문 왼편은 덕룡산 오르는 길이다.

오른편 석문산으로 오른다.

아래서 바라볼 때는 바위투성인데, 산길로 들어서니 길이 좋다.

조금 올라서니 샘이 있고, 기도하는 분들이 몇 분 보인다.

수능이 며칠 안 남았다.

석문이라는 지명과 맞아 떨어진 느낌. 수능도 인생의 관문이니…….

 

 

 

 

<합장암터 오르는 길>

 

 

 

 

<합장암터>

 

조금 더 오르니 합장암터 갈림길.

장암으로 향한다.

장암 가는 길은 거칠다.

바위벼랑 길이다.

벼랑을 타고 올라가면 커다란 바위 틈 사이에 좁은 공간이 나온다.

암자가 있었던 자리다.

석축만 남았고 암자는 없다.

안내판에는 정약용도 다녀갔다고 써 있다.

장암터에서 바라본 풍경이 멋지다.

덕룡산이 남쪽으로 뻗어나가고, 도암만 넓은 들이 풍요롭게 펼쳐져 있다.

 

 

 

 

 

 

 

<합장암터에서 바라본 덕룡산>

 

 

 

 

 

 

 

 

 

 

<석문산 정상>

 

석문산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기껏해야 272m 정도인데.

석문산에 선다.

석문과 소석문 사이에 우뚝선 바위산.

땅끝기맥이 흐르는 첨산에서 한쪽으로 흘러나온 산줄기는 석문산에서 멈춰선다.

바로 앞은 도암만 간척지다.

 

 

 

 

<석문산에서 본 석문>

 

석문산에서 내려서는 길

경치가 좋다.

석문산 바위투성이와 만덕산 암릉이 만나지 못하고 커다란 협곡을 만들었다.

바위들이 하얗다.

규사성분이 많이 포함돼서 그렇단다.

그래선지 주변에 광업소가 몇 군데 자리를 하고 있다.

하얀 바위사이로 가을 옷을 입은 나무들이 잘 어울린다.

 

 

 

 

 

 

 

 

 

 

구름다리

건너는 기분이 좋다.

구름다리 아래는 도로다.

차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구름다리 가운데 선다.

위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모든 게 작게 보인다.

지나가는 차들도, 석문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도.

양편을 에워싼 풍경을 즐긴다.

석문 풍경이 마음으로 들어온다.

 

 

 

 

 

 

 

 

 

 

<석문 구름다리 가운데에서 내려다본 풍경>

 

 

 

 

 

 

 

<석문정에서 바라본 매바위>

 

 

 

 

<만덕산 가는 길에 바라본 석문산>

 

 

 

 

 

 

 

바람재 가는 길

바위투성이 산길을 거칠게 오른다.

첫 봉우리를 넘으니 산길은 완만해진다.

가을 풀 마르는 향기가 좋다.

바람재 이정표가 계속 나온다.

석문오르던 길과는 달리 산길은 부드럽다.

산봉우리를 몇 개 오르고 내린다.

바람재는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끝에 보이는 하얀 산이 만덕산이다.>

 

 

 

 

<바람재>

 

바람재

석문에서부터 계속 이어진 이정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막상 도착하니 그냥 숲속에 있는 4거리다.

쉴만한 곳이 있을 거라 기대하고 왔는데 허망하다.

그냥 지나친다.

 

 

 

 

 

 

 

<백련사와 도암만>

 

만덕산 오르는 길

만덕산까지 750m.

만덕산은 다시 바위산으로 변한다.

산길도 가파르게 오른다.

산길은 거칠어진다.

바위를 타고 오르내린다.

힘들게 오른 바위봉우리를 내려섰다가 다시 오른다.

마지막 급하게 오른 길 끝에 정상 표지석이 섰다.

 

 

 

 

 

 

 

<만덕산 깃대봉>

 

만덕산(萬德山)은 백련산(白蓮山)이라고도 불렀다.

주변 하얀 바위들과 어울린 모습이 하얀 연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 표지석은 소박하다.

높이 408.6m.

바닷가에 우뚝 서서 높게 느껴진다.

주변을 둘러본다.

강 같은 바다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일명 강진만이라고도 부르는 도암만.

탐진강이 흘러들어 바다와 만나는 곳.

강은 끝났는데 여전히 강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곳.

도암만을 사이에 두고 장흥 천관산과 해남 두륜산이 마주보고 있다.

뒤쪽으로는 흑석산이 몸매를 자랑한다.

정상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올라오고 내려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백련사 내려가는 길>

 

만덕산 정상에서 바로 백련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백련사는 고려시대 그 유명한 백련결사 운동의 중심사찰이었다.

지금은 한적한 절집이다.

 

 

 

 

 

 

<백련사>

 

백련사 배롱나무는 옷을 벗었다.

꽃이 만발한 여름에 한번 온다는 게, 그리 쉽지 않다.

대웅전 현판은 여전히 멋지다.

원교 이광사 글씨다.

어떻게 저런 현판을 걸었는지.

당시 건축을 주관한 스님의 멋이 배어난다.

 

백련사는 신라 문성왕 때 무염국사(801~888)가 산 이름을 따라 만덕사(萬德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고려명종(1170)때 원묘국사 요세에 의해 중창되었다.

고종 19(1232)에 원묘국사가 이곳에서 보현도량을 개설하고 백련결사를 일으킨 유서 깊은 명찰이다.

 

 

 

 

 

 

 

 

 

 

 

 

 

다산초당 가는 길

백련사는 다산 정양용과 친분이 있는 혜장 스님이 거처하던 곳이었다.

바로 인근 다산초당에 머무른 정약용이 800m 정도 산길을 오고가면서 학문을 논하고, 차를 마셨다.

그 길을 걸어간다.

동백 숲이 깊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숲이다.

숲속에 승탑 몇 기가 햇살을 받고 있다.

비밀의 숲 같은 풍경.

숲길은 아주 멋지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길이다.

단풍이 물들어가고 푸른 신이대가 시원하다. 도토리나무는 키자랑을 한다.

 

 

 

 

 

 

 

 

 

 

 

 

 

 

 

 

 

 

 

 

 

 

<다산초당>

 

숲속에 자리한 원림.

다산초당을 처음 본 사람들은 왜 이리 숲속에 자리하고 있는 지 의아하게 생각한다.

은둔의 초당.

물이 있어 연못을 만들고 연지석가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석(丁石) 바위도 본다.

마주친 관광객은 초가집인줄 기대하고 올라 왔는지 첫 마디가 기와집이네?”한다.

모를 일이다.

초당이 그냥 이름인지 집 형태인지.

 

1801년부터 강진에서 유배생활 하던 정약용은 1808년 봄에 다산초당으로 거처를 옮겼다.

해배되던 18189월까지 10여 년 동안을 다산초당에서 생활하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저술을 한 곳이다.

현재 초당 건물은 1957년 복원하였다.

 

 

 

 

 

 

 

 

 

 

숲길을 내려간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던 길이다.

정약용이 올랐던 길이었고, 그 이전에는 다산초당의 주인이었던 윤씨집 사람들이 올랐던 길이다.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

흙이 패이고 뿌리가 드러난 만큼 더 힘차게 버티고 있다.

꼬마가 쪼그려 앉아서 엄마! 우리 등산하러 왔어?” 투정을 부린다.

이내 엄만 손을 잡고 길을 오른다.

 

 

 

 

 

 

 

 

 

 

귤동마을

다산초당 아래 마을이다.

이름이 멋지다.

유자나무가 많아서 유자동이라 부르던 것을 귤동으로 바꿔 불렀단다.

은행나무 노란 빛이 환하다.

택시를 부른다.

다산기념관에서 소석문까지 택시비는 만원이다.

 

 

 

 

소석문에서 만덕산 올랐다가 다산초당까지 걸은 길

 

 

 

 

울퉁불퉁한 바위산과 완만한 산길을 즐긴 가을이었다.

 

 

2017. 11. 12. 강진 만덕산. 소석문에서 다산초당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