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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고 서투른 산막 짓기

24. 산막 짓기 - 마루 - 마루틀인 장퀴틀과 멍에 짜기

by 솔이끼 2023. 6. 28.

 

<농지에는 농막, 산지에는 산막>

* * * * * *

 
산막짓기 6단계 - 산막 마루(두번째 이야기) - 마루틀인 장귀틀과 멍에를 걸다.
 
6월이 되었다.

3월 초 지붕 작업 이후 산막 작업은 쉬었다.

그러다 3달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봄도 지나갔다.

 

더이상 늦추면......

산막이 지붕만 이고 있는 형태로 있어야 한다.

너무 힘들게 보인다.

일을 시작하자.

 

* * * * * *

 

<경복궁 경회루 - 장마루>

 

<경복궁 경회루 - 장마루>

 

<창덕궁 낙선재 - 우물마루>

 

<창덕궁 낙선재 - 툇마루>

 

<경복궁 인정전 - 헤링본 형태의 마루>

 

 

1. 마루 형태를 구상하다.

 

마루를 어떻게 놓을 지 많은 고민을 했다.

가장 쉬운 건 장마루 형태인데

장마루 단점이 오래 되면 나무가 뒤틀려 삐그덕거린다.

우물마루가 보기에는 좋은 데

만들기 어렵다.

 

 

 

 

 

 

 

 

많은 고민을 하다

나 만의 방식의 마루를 만들기로 했다.

우물마루 형태지만

폐 파렛트 나무를 활용한 저비용 실용적인 마루

그리고 마루널은 얇은 판자지만

세워서 두껍게 시공할 수 있는 형태의 마루

 

 

* * * * * *

 

 

 

2. 마루 테두리인 장귀틀 짜기

 

장귀틀이라 하니 거창한 것 같다.

쉽게 말하면 하인방에 80mm 각목을 붙이는 작업이다.

좋은 자재를 쓰면 좋겠지만

산막에......

 

 

 

첫번째 문제 발생

산막 정면이 5m 정도인데

각목은 3.6m다

각목을 잘라서 이어 붙여야 한다.

미처 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판자를 대서 이어 붙였다.

문제는 나무가 길고 무거워서

판자가 힘을 쓰지 못한다.

들면 붙인 각목이 아래로 벌어진다.

벌어진 채로 하인방에 붙이고 다시 보정작업을 한다.

 

 

 

 

 

두번째 문제 발생

각목은 반듯한데 하인방은 삐틀삐틀하다.

수평을 맞추고 틀어진대로 각목은 반듯하게 붙이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하인방과 장귀틀 사이에 틈이 많이 벌어진다.

틈을 줄이면 세로가 비틀어지니

이또한 문제다.

 

별 수 없다.

하다보면 해결이 되겠지

세로는 3600mm 각목으로 일정한 길이가 되도록 시공해야 겠다.

그래야 동귀틀을 짤 때 각목을 재단하지 않고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

 

 

 

문제 발생 연속이다.

이러다 일 끝낼 수 있으려나......

 

두께가 80mm 각목을 하인방에 붙이려면

길이가 150mm인 육각피스로 각목과 하인방을 박아야 하는데

육각피스 두께가 6.4mm로 

드라이버로는 박히지 않는다.

두께 60mm 드릴비트로 먼저 구멍을  낸 후

육각피스를 넣어 각목을 고정했다.

 

 

 

마루틀인 장귀틀을 네 면에 붙이고 보니 많이 틀어져 있다.

직사각형이 되지 않는다.

내부 치수가 앞면이 뒷면보다 20cm 정도 길다.

참 엉망이다.

어쨌든 다시 지을 수는 없고 삐틀어진 채로 만들어야 한다.

 

 

 

장퀴틀 네개를 붙인 후

모서리는 꺽쇠 철물로 고정했다.

엉성하지만 

마루시공 1차 관문 통과다.

 

 

* * * * * *

 

 

 

3. 동귀틀을 지지할 멍에 걸기

 

다음으로

마루 상판을 잡아주는 동귀틀을 지지할 멍에를 쳐야 한다.

역시 80mm 각목으로 가로로 치기로 했다. 

대략 가로 4줄 정도 치면 구조적으로 안정적일 것 같다.

 

 

 

세로가 3600mm이니

4등분해야 하는데

양 끝에서 50cm 씩 들어오고

그곳에서 90cm 씩 다시 들어오니 4등분이 된다.

 

 

 

 

멍에 걸 구상이 끝났으니

각목 재단을 하고 5m 정도가 되게 이어 붙였다.

그리고 아래에서 장귀틀에 붙여야 하니

멍에 끝단에는 꺽쇠 철물을 붙였다.

 

다시 난관에 봉착

각목이 5m 정도 되니 무거워서 들기도 힘들고

철물에 피스를 박기 위해서는 장귀틀 아래에서 고정을 시켜야 하는 데

밑에서 붙이다보니 공중에 떠 있는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보조기둥 2개를 세워 멍에를 띄우고

꺽쇠를 아래에서 위로 피스를 박아서 붙였다.

멍에 걸기 하나 성공

 

점입가경이 아니라 설상가상

바닥이 경사가 있어 두번째 멍에는 공중에 더 띄워야 한다.

5m 각목을 허공에 띄우는 것이 점점 힘들어 진다.

보조기둥으로는 되지 않는다.

 

 

 

의자를 가져와 의자 위에 작은 각목을 쌓고

그 위에 올려서 띄웠다.

쉽지 않다.

무거운데다가 붙여야 할 곳에 정확히 자리를 잡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누군가 도와 준다면 쉽게 될 일이지만

혼자하다보니....

 

 

 

마지막 멍에는 자리잡는데만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하다보면 넘어지고를 반복

넘어지면서 멍에가 다리를 쳐서 아프다.

그렇게 오랜 씨름을 한 끝에

4개의 멍에를 걸었다.

하고나니 마루 형태가 보인다.

 

 

 

 

동귀틀이 이렇게 올려질 예정이다.

뭔가 되어가는 기분?

 

 

 

* * * * * *

 

# 후담

 

쉬는 동안 집을 계속 지어야 겠다는 생각 뿐

그러나 막상 하려고 하면 난감

일이 점점 커지는 압박감

 

빨리 끝내야 하는 데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기분

 

하여튼 마루작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기분은 무척 좋음

횡한 산막 골조에

하나씩 채워지는 느낌

뭔가 되어가는 좋은 기분이다.

현재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