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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무등산. 산허리 걸친 규봉암, 주름치마 펼친 서석대

by 솔이끼 2019. 3. 7.

 

2019. 2. 24

광주 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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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풀렸다. . 주변 풍경은 겨울인데 느껴지는 공기는 봄이다. 2월도 한참을 달려간다. 날이 좋다.

 

 

 

 

 

무등산옛길에 밀려난 옛길

 

무등산. 산길 좋고 산행하는 기분 좋은 산. 원효사로 향한다. 구불구불 들어가는 도로가 좋다.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코스는 꼬막재로, 규봉암 거쳐 장불재 지나 서석대 오른다. 옛길 따라 내려올 계획. 좀 긴 거리지만 여유 있는 산행을 하고 싶다.

 

상가지대를 지나고 국립공원 원효분소를 지난다. 해발 370m. 숲길로 들어선다. 꼬막재까지 2km 오름길이다. 숲이 싱그럽다. 지금은 등산객 발길이 많이 줄었지만 서석대로 바로 오르는 무등산 옛길이 생기기 전에는 무등산 주 등산로였다.

 

 

 

 

 

 

 

 

꼬막재 오르는 길

 

오랜 시간 사람들 발길로 다져진 길. 돌계단이 제자리를 잡고, 나무뿌리들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길. 계곡 물소리 들으며 오른다.

 

쉬엄쉬엄 올라가는 길. 편백나무 쭉쭉 뻗은 숲이 반긴다. 나무를 양 팔로 안고 마음을 전한다. 아니 나무의 여유를 받는다.

 

날이 좋다. 땀이 난다. 꼬막재 738m 올라선다. 산속에 바다에서 나는 꼬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름이 특이하지만 정겹다. 꼬막 맛있는데. 그늘 좋은 곳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꼬막재>

 

 

 

 

 

 

 

 

 

 

 

꼬막재에서 규봉암 가는 완만한 길

 

규봉암까지 3.6km, 장불재까지는 5.4km. 산길로는 긴 거리지만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이다. 산길은 고도차가 별로 없다. 평지 같은 길. 키큰나무 속으로 난 편안한 길을 걸어간다. 봄 햇살이 좋다.

 

적당한 기온과 햇살은 걷기에 좋다. 신선대갈림길 지나고 규봉암으로 향한다. 한그루씩 보이는 소나무가 멋지다. 지난 가을 화려했던 단풍나무는 미련이 많았는지 마른 잎을 달고 있다.

 

규봉암이 가까워지면서 바위너덜을 몇 번 지난다. 바위투성이 길들을 오르내리면 규봉암 일주문이 머리 위로 서 있다. 일주문 옆에는 커다란 돌기둥 사이에 바위를 끼우고 있는 멋진 바위를 만난다. 자연적으로 저런 바위가 만들어졌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규봉암>

 

 

 

 

 

화려한 규봉암, 고독한 석불암

 

규봉암 마당으로 올라서니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절집이 마음을 열어준다. 뒤로 돌아서면 낮은 담장 너머로는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 자리 잡은 마을들이 내려다보인다.

 

바위 위로 소나무들이 몸매자랑을 한다. 소나무는 환경에 따라 자라는 형태가 다르다. 완만한 곳이나 평지에서는 크고 곧게 자란다. 거친 곳에서는 햇살을 더 받으려고 구불거리며 자란다. 바위 위에 자리 잡은 소나무는 허공으로 온 몸을 뻗친다. 곡예사처럼.

 

석불암으로 향한다. 석불암은 너덜 위에 작은 절집이다.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마신다. 석불암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좋다. 너덜 위 고독한 암자는 수도승처럼 묵직하다.

 

 

 

 

<지공너덜>

 

 

 

 

 

 

 

<석불암>

 

 

 

 

 

 

 

 

 

 

 

무등산은 돌 전시장 입석대와 서석대

 

지공너덜 지난다. 산 위로부터 바위가 흐르는 강. 그래서 돌강이라 이름이 붙은 너덜지대. 그곳에 선다. 하늘을 보면 눈이 부시고, 아래를 보면 마음이 시원하다.

 

장불재까지 이어진 길. 편안하게 걷는다. 장불재 지나 입석대, 서석대 오른다. 주상절리 바위들이 하늘을 보고 불쑥불쑥 서있는 산. 입석대 거석들이 웅장하다. 말 그대로 바위가 섰다. 승천암은 바위가 누웠다.

 

 

 

 

 

 

 

 

 

 

 

 

 

 

 

 

 

 

 

 

무등산. 정상을 갈 수 없는 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산마루는 바위들이 땅에서 튀어 나온 것처럼 쑥쑥 솟았다. 그 사이로 등산객들이 산길을 오른다. 잘 어울린다. 서석대 1,100m에 선다. 더 이상 갈수 없다.

 

무등산이라는 이름. 등산이 없는 것. 등산을 했는데 정상을 오를 수 없는 산. 설마 그런 의미는 아니겠지. 그래서 무등산에 오르면 정상을 바라보고 온다. 아쉬운 맘 접고 내려선다.

 

무등산 옛길을 따라 원효사까지 4km. 서석대 전망대. 주름치마 펼쳐 놓은 것 같은 바위병풍을 본다. 날이 좋다. 겨울이 가면 아쉽고 봄이 오면 설렌다. 그냥.

 

 

 

 

 

 

 

<서석대 수정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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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 있을 때

 

2019. 2. 24. 광주 무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