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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고 서투른 산막 짓기

18. 산막 지붕 덮기 - 서까래 올리기

by 솔이끼 2023. 3. 14.

 

<농지에는 농막, 산지에는 산막>

******

 
산막짓기 5단계 - 산막 지붕(첫번째 이야기) - 서까래 올리기
 

1. 지붕으로 넘어가기

산막 짓기가 무섭다.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는다.

하면서 설계하고, 시공하고,

처음 공정 들어가면 서툴고

몇 번 하다보면 감을 잡는 데

이미 엉성하게 만들어진 구조물

 

그나마 지금까지는 단순 작업

지붕으로 넘어간다.

 

지붕은 치밀하게 계산해야한다,

자재도 사야한다.

합판, 각목, 강판 등

사서 옮기는 것도 큰일이다.

 

높은 곳에서 작업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높은 곳 작업은 행동이 제한된다.

위험하기도 하고

아!

돌이킬 수 없다.

끝날 때까지 간다.

 

 

 

2. 서까래 길이 정하기
지붕 밑바탕이 되는 게 서까래다.
서까래를 도리 위에 걸어야 그 위로 지붕을 덮을 수 있다.
서까래
이름도 참 힘들게 느껴진다.
 

 

 

서까래를 만들어야 한다.
그럴려면 서까래 길이를 정해야 한다.
마룻대와 도리 사이가 216.6cm 정도
거기에 더해 처마가 나와야 한다.

 

서까래 길이는 280cm로 하고

지붕 덮는 강판은 3m로 하면 될 것 같다.

 

 

 

3. 서까래 만들기

서까래는 나무가 반듯해야 한다.
그래야 지붕이 평평해진다.


그러나
가공목재가 아닌 원목을 다듬어야 한다.
반듯한 나무로 서까래를 장만하려면
많은 나무를 베어야 한다.
 
나무는 더 이상 베지 않고
골조 만들고 남은 자투리 나무로 서까래를 만들어 보고 싶다.
근데
나무가 너무 삐툴거린다.

 

베어진 나무들 둥 조금 반듯한 나무는 280cm 길이만 나오면

잘라 놓았다.

 

 

 

며칠 동안 서까래를 다듬었다.
똑 같은 작업 반복이다.
 
길이 280cm 나무를 재단하고
껍질을 벗기고
불로 그을렸다.

 

나무가 가늘어서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다.

마룻대 길이가 6m 정도 되니

한 쪽에 15개 정도는 걸어야 지붕 모양이 나올 것 같다.

하여튼 30개 정도 생각하고

자르고 껍질벗기기를 반복했다.

 

 

 
서까래 만드는 작업이 끝나니
눈이 내렸다.
눈이 오면 작업을 하기 힘들다.
다른 것보다도 안전 문제
 
서까래가 젖지 않도록 인방 위에 걸쳐 놓았다.
눈 맞은 모양이 처량하다.
내 마음 같은 느낌이다.
 
쉬었다 간다.
 
 

 

4. 기둥 위에 서까래 올리기
2023. 1. 1. 새해가 왔다.
산막작업을 재개 했다.
산신께 안전기원을 했다.
 
 

 

첫 서까래 대상은 기둥과 종도리 사이다.

서까래는 양쪽을 고정해야 한다.
비스듬히 걸어야 하기 때문에
한쪽이 고정이 안되면 작업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잔머리를 굴렸다.
마룻대 아래
서까래를 걸 수 있도록 대나무를 길게 걸었다.
 

 

 

그래도 서까래가 도리 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
걸어 놓으면 미끄러져 내려와 버린다.


다시 잔머리

마룻대와 도리 사이 길이를 잰 다음

서까래 끝은 비스듬히 치고

기둥과 주심도리가 걸쳐지는 부분은 홈을 팠다.

그러니 미끄러지지 않는다.

엉성한 계산
  

 

 

 

서까래 들고 사다리 오른다.

먼저 주심도리에 서까래를 걸치고

마룻대부분은 비스듬하게 피스를 밖았다.

피스 3개 정도 박고 내려온다.

주심도리 걸치는 곳으로 사다리 옮긴다.

올라가 겹쳐지는 곳에 대못을 박았다.

 

첫 서까래 올리기 성공

하나 올리는 데 쉽지 않다.

맞은편도 올렸다.

한쌍 완성

 
  

 

 

 
5. 서까래 채워 넣기
기둥 위로 걸치는 서까래 작업을 마저 했다.
기둥이 앞열 4개, 후열 4개니
8개를 올렸다.

 

다음은 기둥 사이 서까래를 올려야 한다.

서까래 간격을 정해야 한다.

간격이 좁을수록 좋겠지만

서까래 수가 늘어난다.

 

 

 

가운데는 넓으니 4개 넣고
양쪽으로 2개씩 넣었다.
사실 양쪽으로 3개씩 넣어야 간격이 맞는데
서까래가 더 늘어난다.
그래서 요령 피운게 하나씩 줄였다.
마지막으로 기둥 밖은 1개만 올렸다.
 
 

 

 

 

 

 
그렇게 서까래를 다 올리니

앞열 14개, 후열 14개가 되었다.
총 28개다.
30개 생각했는 데 요령을 피웠다.
서까래 올리니 집처럼 보인다.
 
 

 

자연목으로 해서 제각각 모양이다.

가늘고 굵고
비틀어진 것 까지

지붕이 반듯해야 하는데

굵기가 가늘어 힘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서까래 작업을 마친 날이 공교롭게도 입춘이다.
봄으로 들어가는 날
감사하다고 다시 산신께 술 올렸다.
  
 

<서까래 올리기 작업 1>

 

<서까래 올리기 작업 2>

 

<서까래 올리기 작업 3>

 

 

***)후담
서까래 작업
너무너무 짜증나는 일이다.
어떤게?
서까래 다듬는 일
서까래용 나무는 기둥보다 가늘다.
껍질 벗기기가 힘들다.
가는 나무는 고정이 잘 안되어 껍질을 벗기면 나무가 돌아가거나 제멋대로 논다.
힘을 쓸 수가 없다.
 
나중에는 대충 만들자
아니 갯수를 줄이자
각종 유혹에 빠지게 만든다.
 
결국 갯수도 줄이고 대충 만들었다.
서까래를 촘촘이 걸어야 하는 데
너무 듬성듬성하다.

 

목재를 사지 않고

현장 해결하는 방식은

힘만 들고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