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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리산

지리산 성삼재에서 반야봉까지

by 솔이끼 2014. 11. 24.

 

 

<성삼재에서 바라본 구례 산동>

 

2014.10.9.

 

지리산 반야봉을 찾아간다.

 

천은사에 기부 좀 하고 성삼재로 오른다. 누군가에게는 기부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갈취가 되겠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거라고 생각하면 편해진다. 사유지에 도로를 개설한 것이 잘못된 것일뿐. 그리고 그 곳을 지나야 하는 거는 선택이라는 거. 이렇게 말하니까 천은사 알바 같은 느낌이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못 마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성삼재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선지 주차장이 여유가 있다. 하늘이 맑다. 반야봉까지 갔다가 되돌아 와야 한다. 총 산행거리 16km. 완만한 길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산길이다. 소요시간은 넉넉하게 7시간 잡았다.

 

주차를 하고 탐방센터를 지난다. 산빛은 아직 가을을 담지 못했다. 서서히 밀려오는 가을이 열심히 붓질을 하고 있다.

 

 

 

 

 

 

 

 

 

 

<노고단 대피소>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한다. 붉은 빛을 보여준다. 쉬지 않고 노고단고개로 올라간다. 지리능선에 올라서니 하늘이 사뿐히 내려온다. 아! 노고단이 지리능선에 우뚝 섰다.

 

노고단으로 오르려면 기다려야 한다. 10:00에 개방을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이 지키고 있다. 반야봉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를 수도 있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다. 내려올 때는 앞뒤 안보고 내려가기만 한다. 그래서 기다렸다가라도 올라갔다 오는게 낫다.

 

 

 

 

 

 

<노고단 입구를 지키고 있는 관리공단 직원>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 아래로 운해가 깔렸다. 노고단 운해는 지리 10경 중 하나다. 가을이 물씬 물들어가는 산. 하얀 운해. 여행자의 마음. 잠시 넋을 놓고 만다.

 

노고할미에게 제를 지낸다는 노고단. 해발 1,507m의 높이로 솟아있는 노고단은 천왕봉, 반야봉과 더불어 지리산 3대 주봉 중의 하나로 수많은 봉우리들 중에서도 영봉(靈峰)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그곳에 서서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을 바라본다.

 

 

 

 

 

 

 

 

 

 

 

 

 

 

 

노고단고개로 다시 내려와 반양봉으로 향한다. 문을 지난다. 산길은 완만하다. 숲길을 걸어가는 기분이 좋다. 그렇게 돼지령, 임걸령을 지난다. 산길은 거칠어지는 듯 하지만 힘들지 않고 오르내린다.

 

 

 

 

<노고단고개에서 본 반야봉>

 

 

 

 

 

 

 

 

 

 

 

<지리능선에서 벗어난 반야봉>

 

 

 

 

노루목(1,498m)에서부터 가파르게 올라간다. 반야봉(1,732m)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따스한 가을 햇살 받으며 쉬엄쉬엄 올라간다. 중간중간 힘들어하는 등산객들을 만난다. 쉬었다 가기도 하고, 어디서 왔냐고 묻기도 한다.

 

 

 

 

<반야봉 고사목 지대>

 

 

 

 

 

 

 

 

천왕봉, 노고단과 더불어 지리산의 3대 주봉 중 하나로 꼽히는 반야봉(般若峰, 1,732m)은 서부 지리산의 최고봉이기도 하다. 여기엔 천왕봉의 마고할미 전설이 전한다.

 

지리산 산신이면서 여신인 마고할미는 어느 날 지리산에서 불도(佛道)를 닦고 있던 반야를 만나 결혼했다. 세월이 흐른 뒤 이들 부부는 슬하에 여덟 명의 딸을 두었다. 그렇지만 반야는 더 많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처와 딸들을 뒤로 하고 반야봉으로 들어갔다.

마고할미는 남편 반야를 기다리며 나무껍질을 벗겨서 남편의 옷을 지었다. 그리고 딸들을 전국 팔도로 내려 보내고 홀로 남편을 기다리다 지쳐 남편을 위해 만들었던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린 뒤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때 갈기갈기 찢겨진 옷은 바람에 날려서 반야봉으로 날아가 풍란이 되었고, 남편을 기다리던 마고할미는 석상이 되었다고 전한다.

후세 사람들은 반야가 불도를 닦던 봉우리를 반야봉으로 불렀으며, 그의 딸들은 전국 팔도 무당의 시조가 되었다고 전해온다. 반야봉 주변에 안개와 구름이 자주 끼는 것은 하늘이 저승에서나마 반야와 마고할미가 서로 상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전한다. -남원군 누리집-

 

반야봉 정상에 선다. 예전에는 작은 돌탑이 있어는 데. 누군가가 허물어 버렸단다. 그래서 지금은 썰렁하다. 매끈한 표지석이 점잔을 부리고 있다. 뒤로 지리능선이 이어지고, 천왕봉이 우뚝 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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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9. 지리산 반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