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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리산

지리산 둘레길-구룡폭포 순환코스

by 솔이끼 2014. 11. 5.

 

 

<2014.7.12.>

 

소나무 숲길과 폭포를 구경할 수 있는 구룡폭포 순환코스

 

여름이다. 햇살이 따갑다. 어디로 갈까? 햇살을 피하면서 적당히 걸을 수 있는 곳이 숲이다. 계곡을 끼고 있으면 금상첨화. 그런 곳이 어디 있겠냐고? 적당히 걷고 계곡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있다. 지리산 둘레길이다.

 

지리산 둘레길 1코스는 주천면사무소에서 운봉까지 걷는 16.km다. 운봉까지 가는 게 부담이 된다면 구룡폭포 순환코스도 있다. 구룡폭포 순환코스는 구룡치 넘고 정자나무쉼터에서 구룡폭포로 돌아오는 10km 정도의 원점회귀 코스다.

 

둘레길 시작점은 남원 주천면이다. 주천면은 작은 면이다. 면이래야 면사무소, 농협, 치안센타가 있고, 주변에 식당 몇 집 있는 정도다. 시작점에서는 엽서를 보낼 수 있다. 우표까지 붙어있는 엽서를 한 장 집었는데…. 쓸 곳도 생각 안 나고 쓸 말도 없다. 여유가 없게 살아가고 있나보다.

 

사실 여행을 다니지만 누리면서 다니는 여행이 아니다. 몸으로 시간을 보내는 여행이다. 잠시 쉬고 싶어도 목표한 곳까지 걸어야 하고, 걷고 나면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렇다고 이마저도 안할 수 없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몸이 숨을 쉬지 못한다.

 

   

 

<지리산 둘레길과 구룡폭포 순환코스>

 

 

 

 

 

 

 

<내송마을을 지난다.>

 

 

 

 

소나무 숲길이 좋은 둘레길 1코스

 

지리산 둘레길은 개천을 건너고 논밭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논에 심어 놓은 모가 힘차게 자라고 있다. 내송마을은 관광버스들이 연이어 들어온다. 단체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요란하게 들레길로 들어선다. 개망초가 길가로 허망하게 피었다.

 

마을을 지나고 밭을 벗어나면 숲으로 들어선다. 햇볕을 가리니 시원하다. 개미정지라는 쉼터가 있다. 하늘을 덮은 시원한 나무그늘이 좋다. 개미가 쉬어가는 정자? 임진왜란 때 이 지역 의병장인 조경남 장군이 자고 있을 때, 개미가 발을 물어서 왜군이 공격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던 곳이라고 한다.

 

산길은 계속 올라간다. 둘레길은 지리산을 쉬엄쉬엄 돌아가는 길이 아닌가? 점점 경사가 급해진다. 산길이 아니니 가볍게 올라가자고 했는데 그게 아니다. 아무래도 산을 넘어야 하려나 보다. 땀이 비오듯 솟는다.

 

구룡치에 올라선다. 해발 602m다. 옛날 주천면 사람들이 남원 장을 보러 넘어 다니던 고개란다. 구룡치에서 자리를 깔고 앉는다. 잠시 쉰다. 주천면에서 산 막걸리 한잔 한다. 구룡치부터는 아주 완만한 산길이다. 소나무 숲이 좋다. 쭉쭉 뻗은 홍송(紅松)이 피부자랑을 한다.

 

정자나무 쉼터까지 내려선다. 그곳에는 마을이 있다. 도로로 나온다. 위로 가면 둘레길이 이어지고, 아래로 내려가면 구룡폭포 가는 길이다. 도로를 따라 내려온다. 차는 거의 다니지 않는다. 빈 도로를 걸어가는 기분이 좋다.

 

 

 

<개미정지 쉼터>

 

 

 

 

 

 

 

 

 

<구룡치... 그리고 주천면에서 산 쌀막걸리>

 

 

 

 

 

 

 

<소나무 숲길이 좋다.>

 

 

 

 

 

<소나무 연리목?>

 

 

 

 

 

<사무락다무락>

 

 

 

 

 

<정자나무 쉼터>

 

 

 

 

 

 

 

 

 

 

아홉 마리 용이 살았다는 환상적인 구룡폭포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벌써 피었다. 한참을 가도 폭포 가는 길이 나오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었나 의심을 할 무렵 커다란 안내판이 보인다. 구룡폭포로 가는 숲으로 들어선다. 조금 들어서니 물소리가 요란하다. 아래에 폭포가 있나보다.

 

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아주 가파르다. 계단으로 되어 있어도 한참을 내려간다. 물소리가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낄 때 바위 위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물줄기를 만난다. 장관이다. 구룡폭포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다가 등천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리를 건너 폭포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올라서면 상부 폭포가 또 있다. 지리제일동천이라는 글자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폭포는 커다란 바위를 타고 흘러내린다. 오랜 세월 흘러서 바위에 웅덩이를 만들고 깊은 골을 만들어 놓았다. 물은 바위를 깨트린다고 하는 말을 실감한다. 아니 물은 바위보다 강하다.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구룡계곡은 본래 열두계곡이 있으나 숫자 중에 가장 큰 수가 ‘9’인지라 구곡이라 칭하고 곡마다 용이 노닌 소와 호가 있다하여 용호구곡(龍湖九谷)이라고 했단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구룡폭포>

 

 

 

 

 

 

 

<구룡폭포 상부로 올라가는 계단>

 

 

 

 

 

 

<위쪽 구룡폭포>

 

 

 

<바위에 새겨진 '방장제일동천'>

 

 

 

 

 

 

 

<용호계곡>

 

 

 

 

 

 

 

 

 

 

 

 

지리산 문화가 살아있는 육묘정 일대

 

다시 도로를 만나 올라선 곳이 육묘정이다. 육각정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육모정(六茅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572년(선조 5) 남원도호부 관내에서 만들어져 현재까지 유지·계승되고 있는 원동향약 관련 유적으로, 향약계원들이 모임을 하던 곳이란다.

 

육모정 아래에는 용소가 있고, 이곳은 판소리 대가인 권삼득 유적비가 있다. 권삼득(1772~1841년) 명창은 이곳 용소에서 소리 한바탕하고 콩 한 알 던지면서 소리공부를 했다고 한다. 콩 서 말이 다 비워질 때쯤 득음을 하였고, ‘덜렁제’를 처음 만들어 가중호걸이라 불렸다.

 

육모정 위에는 용호서원과 춘향묘가 있다. 춘향묘가 궁금하다. 계단을 올라서면 커다란 비석과 함께 단장된 묘가 나온다. 춘향묘는 남원시가 조성한 성춘향의 무덤이다. 1962년 현 위치에서 '성옥녀지묘'라 새겨진 지석(誌石)이 발견되어 묘역을 단장하였다고 전해지며, 1995년 정비작업을 하여 현재의 규모가 되었다. 춘향이 실존인물이 아닌 만큼 이 무덤은 시신이 있는 진짜 무덤은 아니다.

 

용호서원은 1927년 원동향약계에 소속된 유림의 선비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서원이다. 설립 당시에는 송나라의 유학자인 주자(朱子)의 영정을 봉안하고 주자를 배향하였으나, 이후 한말의 우국지사 연재 송병선을 비롯하여 남원 지역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덕행을 펼쳤던 영송 김재홍, 입헌 김종가로 배향 인물이 바뀌었다. 서원 건물들은 1974년 보수되었다.

 

육모정에서 주천마을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육모정>

 

 

 

<춘향묘>

 

 

 

<용호서원>

 

 

 

 

 

 

 

 

 

 

 

<왼쪽에는 '방장제일동천' 오른쪽에는 '용호석문'이라는 석각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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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12. 지리산 둘레길 1코스와 구룡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