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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을 걸어갑니다.

용눈이오름. 그곳에 서면 바람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by 솔이끼 2018. 9. 21.

 

2018. 9. 9.

제주 용눈이오름

 

 

이름도 정겨운 용눈이

 

제주도 초가을. 날씨는 부드럽고 하늘은 맑은 날. 용눈이오름을 찾아간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큰 의미를 가지면서 찾아다녔던 오름이었다. 정말 가보고 싶었다. 인생을 걸만한 것인지. 그러나 짧은 일정으로 찾아간 용눈이오름은 그저 비슷한 오름 중 하나로 다가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름으로 들어선다. 입구는 몸을 비틀고 들어가야 한다. 오름 자체가 목장이어서 가축들이 나오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은 문이다. 누구의 발상인지 멋진 문이다.

 

용눈이. 오름 이름이 참 예쁘다. 누군가를 부르는 느낌이다. 오름 모양이 마치 용이 누워있는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용이 놀고 있는 모양이래서 용논이오름이라고 부른 적도 있단다. 위에서 보면 용의 눈처럼 보인다는 말도 있다.

 

 

 

 

<용눈이오름 오르는 길>

 

 

 

 

<오름 능선이 아름답다>

 

 

 

 

<제주 산담>

 

 

 

 

<이질풀>

 

 

 

 

<왕꼬들빼기?>

 

 

 

 

<무릇>

 

 

 

 

<서양금혼초?>

 

 

 

 

 

푸른 초원과 조랑말이 어울린 오름

 

슬렁슬렁 오름을 오른다. 오름의 특징이 초원이다. 큰 나무가 없는 풀밭. 그 속에는 예쁜 꽃들이 피어있다. 지금은 분홍색을 자랑하는 무릇 꽃이 한창이다. 가까이 눈을 맞추면 별들이 반짝거리는 것 같은 예쁜 꽃. 노란 꽃도 곁들여 피었다. 씀바귀인지 서양금혼초인지 모르겠다.

 

언덕을 올라서니 조랑말들이 길을 막고 있다. 말은 덩치가 크다. 나보다 큰 놈들은 가까이 가기가 싫다. 그런데 길을 막고 있으니 조심조심 다가간다. 말들이 피하지 않는다. 어떡하지? 더 다가가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주 여유로운 말들이다. 사람과 친숙해졌나보다.

 

말들은 모여 있다. 말은 서서 잠잔다는데. 뒷발을 들고 잠을 자고 있는 말도 있다. 망아지는 이빨을 드러내며 어미젖을 먹는 모습도 보인다. 큰 덩치에 무섭게 보이는 데 의외로 순하다. 조랑말 사이로 오름을 오르는 사람들이 비켜간다.

 

 

 

 

<조랑말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름 길>

 

 

 

 

 

 

 

 

 

 

<오르기 편한 용눈이오름 길>

 

 

 

 

<오름 분화구>

 

 

 

 

 

오름 정상에 선 기분

 

오름 능선으로 오르니 움푹한 분화구가 있다. 말굽형태로 둥그렇다. 가운데로 길이 나 있지만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있다.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돈다. 낮은 쪽 능선을 오르니 바다와 함께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멋진 풍경이다. 제주도 밭들이 자유롭게 펼쳐져 있고 사이로 풍력발전기들이 날개를 펼치고 서있다.

 

오름 정상으로 오른다. 기분이 좋은 길이다. 주변으로 풀밭이고 가운데로 오르는 길만 있다. 푸른 풀 숲 사이로 노랗고 붉은 작은 꽃들이 피어있다. 단순하면서 아름다운 길이다. 정상에 오른다. 정상이래야 247.8m. 그래도 주변이 내려다보인다.

 

낮은 오름이라도 올라오면 기분이 좋다. 오름의 특징이 평평한 땅에 볼록 솟아 있다. 그래서 오름에 서면 발 아래로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아니 하늘 아래 바로 서 있는 느낌이다. 낮아도 높은 곳에 올라선 기분.

 

 

 

 

<주변에 펼쳐진 오름 들>

 

 

 

 

<성산 일출봉 보인다>

 

 

 

 

<절굿대 꽃>

 

 

 

 

<용눈이오름 정상을 향하여>

 

 

 

 

< 분화구를 한 바퀴 돈다>

 

 

 

 

 

 

 

 

 

 

<용눈이오름 정상>

 

 

 

 

<건너편 다랑쉬오름>

 

 

 

 

 

오름은 땅에서 오름

 

건너편 다랑쉬오름이 뾰족 섰다. 주변으로 작은 오름들이 평평한 제주 땅을 볼록볼록하게 만들었다.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설문대할망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를 때 치마 틈새로 한줌씩 떨어진 흙덩이들이 오름이 되었다는 재미있는 전설도 잇다.

 

오름들이 펼쳐진 풍경을 보고 있으면 그 말이 맞는 것도 같다. 제주도 옛사람들이 멋있어 보인다. 제주도 오름만 368개라는데. 주변에 보이는 오름들이라도 올라보고 싶다. 오름을 연계하는 트레킹 코스가 있으면 좋을 텐데.

 

낮지만 낮지 않은 곳. 평평한 땅에 볼록 솟은 오름. 그곳에 서면 바람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두 팔을 벌리고 바람을 맞는다. 발 아래로 거칠 것이 없는 초원이다. 달리고 싶다. 그러면 안 되겠지요? 내려서서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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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9. 제주 다랑쉬오름

길 위에 서 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