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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고흥] 바다와 어울린 여덟 봉우리, 고흥 팔영산

by 솔이끼 2015. 12. 11.

 

 

2015.11.28.

고흥 팔영산

 

 

 

팔영산으로 향한다. 팔영산은 고흥의 명산으로 산 이름에 숫자가 들어갈 때는 보통 숫자만큼 봉우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고흥 팔영산도 마찬가지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여덟봉우리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옛날 중국의 위왕이 세수를 하다가 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에 감탄하여 신하들에게 찾게 하였으나, 중국에서는 찾을 수 없어 우리나라까지 오게 되었는데, 왕이 몸소 이 산을 찾아와 제를 올리고 팔영산이라 이름지었다는 전설이 서려있는 곳이다.

 

아! 지긋지긋한 중국 관련 전설. 중국 왕이 이곳까지 왔다고. 당시 우리나라가 그리 허술한 나라였을까? 육로로 왔을까? 배를 타고 왔을까? 중국 너무 좋아한다. 천년쯤 지나면 미국관련 전설들로 가득 찰지도 모르겠다.

 

팔영산에 대한 지명도 전설과는 많이 다르다. 팔영산의 한자가 현재는 그림자 影으로 표기 되어 있으나,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신령할 靈으로 표기되어 과거 신령한 산으로도 명명되었고, 1872년 흥양현 지도에는 팔전산(八田山)으로 표기되어 있어 팔영산 지명과 관련 다양한 지명이 전해지고 있다. 이름의 유래에서 알듯 중국 위나라 전설과는 상관이 없는 것 처럼 보인다.

 

 

 

 

09:36

팔영산 대표적인 등산코스는 능가사에서 팔봉과 깃대봉을 올라 다시 되돌아오는 코스다. 더 쉬운 코스로는 반대편 팔영산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종주코스로는 강산마을 곡강에서 남포미술관까지 남북으로 횡단하는 등산로도 있다.

 

차량 회수가 편한 능가사 코스를 택한다. 가을이 지나간 산길은 낙엽으로 가득차 있다. 아직 푸른 잎을 달고 있는 나무가 반갑게 느껴진다. 물이 말라버린 계곡을 따라 30여분 오르니 흔들바위가 나온다. 잠시 쉬었다 간다. 흔들바위도 흔들어본다. 흔들리는 건지?

 

 

 

 

 

 

 

 

 

 

10:40

팔영산 제1봉인 유영봉(491m)에 선다. 팔영산 오른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유영봉에 오를 때 기분이 가장 좋다. 정상에 평형한 바위가 있어 편안하고 바다가 보여서 경치가 좋다.

 

 

 

 

 

 

 

 

 

 

제2봉인 성주봉(491m) 올라가는 길에 뒤돌아 보면 1봉이 아주 멋지게 펼쳐진다.

 

 

 

 

 

 

 

 

 

 

 

 

 

 

 

 

11:05

제4봉인 사자봉(538m)에 선다. 사람들은 팔영산이 거칠고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산들이 의외로 힘들지 않다. 내가 처음 팔영산을 찾았을 때는 아마 25년 전으로 기억된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거친 산이었다. 그리고 이지역 사람들에게 알려질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았다.

 

그러다 1998.7.30. 전라남도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브랜드를 갖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바위봉우리와 더불어 바다를 볼 수 있는 산은 등산객들을 불러들이기에 충분했다. 10여년이 더 흘러, 2011.1.10. 드디어 국립공원으로 승격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팔영산지구에 포함되면서 등산로는 더 정비되었다.

 

힘든 구간은 계단으로 만들었다. 거친 산일수록 산행속도가 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속도가 늦으면 피로가 적다. 그래서 팔영산은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산행거리도 그리 길지 않아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누군가 올라가기 전에 그런다. 봉우리 하나씩 넘어가는 데 10분 걸린다고. 실제 그런다.

 

 

 

 

 

 

 

 

 

 

6봉 두류봉(596m) 오르는 길이다. 난간을 잡고 서서히 올라간다.

 

 

 

 

6봉을 내려서면 중간에 내려가는 길이 있다. 능가사로든, 휴양림으로든 내려갈 수 있다.

 

 

 

 

 

 

 

 

 

 

 

 

 

 

 

 

 

 

 

 

 

 

 

 

 

12:55

점심을 먹고 여유있게 쉬었다. 팔영산 제8봉인 적취봉(591m)에 오른다. 왔던 길을 되돌아보면 멋진 바위능선이 펼쳐지고, 앞으로 보면 바다가 햇살에 반짝거린다. 나로도가 보이고 고흥반도 끝자락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바다에 떠 있다. 멋진 풍경이다. 눈이 즐겁다.

 

 

 

 

 

 

 

 

 

 

 

 

 

 

 

 

 

 

 

 

 

 

홍콩팬다 팔영산에 오르다.

 

 

 

 

13:20

팔영산 여덟봉우리를 넘으면 끝이 아니다. 번호가 없는 깃대봉이 있다. 팔영산 정상이다. 말그대로 으뜸이다. 깃대봉에 서면 고흥 앞바다 풍경이 펼처진다. 햇살에 부서지는 다도해 풍경이 멋지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인 유영봉, 성주봉, 생황봉, 사자봉, 오로봉, 두류봉, 칠성봉, 적취봉.

그리고 정상인 깃대봉. 마치 정상석 수집을 위해 산을 오르는 기분이다.

 

 

 

 

 

 

 

 

 

 

14:50

팔영산을 내려서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산행 시간은 5시간 조금 넘었다. 쉬엄쉬엄 다녀온 산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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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8. 고흥 팔영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