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2.
지리산
산길을 걷는다.
오늘 산행은 거림에서 시작
세석대피소까지 6km 오르고
주능선 따라 천왕봉까지 5.1km 걷는다.
그리고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5.4km
주차장까지 1.9km 걸어내려 오는 길이다.
총 18.4km, 8시간 정도 예상
09:00 거림 주차장 출발
세석대피소까지 6km
유월 햇살이 좋다.
덮비도 춥지도 않은 날이다.
계곡을 옆을 따라 걷는다.
물소리 맑다.
사실 거칠다.
청량......
숲길
키큰나무들이 하늘을 가렸다.
산죽들이 길을 터주고 있다.
완만한 길
걷기에 좋다.
10:07 북해도교 도착
3km 올랐다.
다리 이름이 생뚱맞다.
세석대피소 가는 길 중간쯤이다.
가파른 길 몇 번 오르니 세석교와 만난다.
와!
왜?
고도가 1300m가 넘었는데 계곡이 흐른다.
그것도 아주 큰 계곡
높은 산 평지를 만난 기분
물소리 맑고 좋다.
물을 만지고 싶은 마음이 앞서나
내려서기가 영 어중간하다.
1400고지
청학동이나 의신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꺼꾸로 내려갈 수도 있다.
나무터널을 지난다.
철쭉이 졌다.
아쉽다.
여전히 물이 많다.
꽃황새냉이가 앙증맞게 피었다.
붉은병꽃이 한 물 갔지만 색은 여전히 붉다.
11:08 세석대피소
거림에서 2시간 정도 올라왔다.
올라오는 길 아주 좋다.
주능선
세석갈림길 4거리다.
올라오는 길 반대는 백무동이고
가야할 길은 장터목
뒤쪽으로는 벽소령
촛대봉 오르는 길
세석평전 습지에 동의나물 노란꽃이 피었다.
11:29 촛대봉
천왕봉이 보인다.
정상 바위 뒤로 흑염소가 고개를 내민다.
설마 산양은 아니겠지?
촛대봉 바위에 앉아 점심 먹고 간다.
촛대봉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촛대봉에서 장터목 가는 길
완만한 산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지리산 아름다운 산길을 보여준다.
연하봉으로 이어진 길
최고의 장관이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길
길을 걸어가는 이유는?
단지 천왕봉을 가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다녔던 길
그 길 위로 내 발자국을 겹쳐본다.
길을 걸어가면서도 길이 생각나는 길
이국적인 풍경
재생되지 못한 숲
아픈 풍경이 멋지게 들어온다.
길모퉁이 돌아간다.
고사목이 쓰러져 있다.
홀로 걸어가기에 좋은 길
생각하며 걸어가는 길
풀밭에는 쥐오줌풀이 예쁜 꽃을 피우고 있다.
쥐오줌풀이라니....
이렇게 예쁜데, 복도 없는 꽃
산길을 걷다가 이런 초원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마음이 뻥
달려가고 싶은 길
실제로는 달릴 수 없다.
바로 아래로 낭떠러지?
야생 배꽃도 한창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영원히 살 수는 없었다.
생이 끝나고 쓰러졌다.
앙상한 고사목으로 버텨보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힘이 들었다.
누웠다.
뼈만 남았다.
비바람을 맞으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
이제
뼈마저도 으스러져 부서져 내린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다.
붉은 병꽃이 해마다 꽃을 피워줘서 고맙다.
풀솜대가 고개를 갸우뚱
지나가는 산행객들을 구경한다.
12:48 장터목대피소
하늘이 맑다.
천왕봉으로 향한다.
1.7km
제석봉 오르는 길
길 양 옆으로 초원지대
한 때는 울창한 숲
인간이 훼손
지금은 복원 중
자연을 복원한다는 게 웃김
인간이 무슨 권리로...
제석봉
호구당 배나무 터널
지나갈 때마다 멋짐
기분이 좋음
배꽃이 피어서 더 좋음
호구당 지나 걸어 올라가는데
꼬마 손을 잡고 내려오는 엄마가
"엄만 이 길을 너무 걷고 싶었어."
꼬마는 "왜요?"
엄마는 "서너번은 더 걸을거야."
꼬마는 이해하지 못하는 정답
통천문에서 바라본 풍경
마지막 천왕봉 오르는 길
바위와 나무들이 조화를 이룬 곳
삶과 죽음이 조화를 이룬 곳
그 길을 지나야 천왕봉을 오를 수 있다.
또 하나의 통천문
하늘로 통하는 문
그 위로 천왕봉이 섰다.
13:45 천왕봉 정상
사람들이 줄을 섰다.
사진
정말 중요하다.
산은 사진으로 기억된다.
인증샷을 남기지 않으면 꽝
세석대피소에서 5.1km
2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정상에 앉아서 여유를 즐기려고 했는데
더이상 있을 수가 없었다.
엄청난 날파리들이 달라 붙었다.
무서웠다.
서둘러 내려섰다.
아쉽다.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
5.4km
바위 벼랑에 위태롭게 서 있는 고사목
눈도장 꽉
천왕봉 오르는 등산객들
힘들어 한다.
내려가는 것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길 옆에 서 있는 고사목
위태위태하다.
언제까지 버틸 지......
개선문 지난다.
14:47 법계사
천왕봉에서 2km 내려왔다.
1시간 정도 걸렸다.
16:11 중산리 야영장
법계사에서 3.4km
1시간 반 정도 소요
내려올 때마다 힘들 길
가파른 길
다 내려온 것 같은 데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서두르다 보면 무릎에 무리가 오는 길
그래서
나는 이 길을 내려올 땐 일부러 서서히 내려온다.
산을 좋아한다면 무릎을 곤리해야 함
빨리 내려오면 무릎 상함
.
.
이후
주차장 까지 1.9km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내려옴
쉬엄 쉬엄
.
.
오늘 산행은
거림에서 천왕봉찍고 중산리로 내려오는 길
총 18km 정도
7시간 40분 걸렸다.
하늘이 맑고 좋았다.
기분도 상쾌하고 좋았다.
유월 초
지리산은 신록이 짙어간다.
.
.
.
길 위에 서 있을 때
2018. 6. 2. 지리산 거림에서 천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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