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에는 농막, 산지에는 산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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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짓기 7단계 - 흙벽(첫번째 이야기) - 중방과 초벌 바름
마루 작업은 서서히 하기로 했다.
어차피 마루널 만들 나무를 확보해야 해서......
그 다음 단계인 흙벽을 쳐야 한다.
판넬로 하면 쉬운 데
굳이 흙으로 벽을 만들려고?
모르겠다.
최대한 주변에서 나는 재료를 활용해서 지을 생각을 하니
흙이 구하기도 싶고
작업하기도 쉬을 것 같아서.....
* * * * * *
1. 중방 걸기
벽은 기둥과 기둥 사이다.
보통 그 사이를 칸이라고 한다.
흙벽을 만들 때 한칸을 흙으로 다 채우려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칸을 반으로 나눠서 벽을 만든다.
하인방과 상인방 사이 중방을 건다.
중방은
흙벽이 수직으로 주는 하중을 분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 흙을 잘 붙이려면 벽에 외를 걸어야 한는 데
중방은 외를 고정하는 역할도 한다.
외는 흙벽 내부에 대나무 등으로 발처럼 짠 틀이다.
중방 작업은 3월 경 지붕작업 마친후
마루작업전에 이미 해놨다.
중방으로 쓸 재목은 미리 껍질을 벗겨났다.
기둥에 작은 막대기를 1m 정도 잘라서
피스로 고정했다.
그 다음 기둥사이 길이를 재고
나무를 잘라
기둥사이에 고정시켰다.
중방은 후면에 3개 걸고
한쪽 측변에 2개
맞은편 측면은 1개를 걸었다.
문을 달 곳과
전면 유리로 창을 낼 곳은 중방을 걸지 않았다.
중방 작업은
높은 곳 작업이 없어 수월했다.
자재가 미리 준비되어 있어 일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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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외 엮기
마루 작업은 일부 시작했고
시간은 많이 지나 6월 말
흙벽에 도전해야 한다.
전혀 해보지 않은 작업에 또 도전한다.
흙벽을 치기 전 외를 엮어야 한다.
외(椳)는 '흙벽을 바르기 위하여 벽 속에 엮는 나뭇가지'다.
중방 만들 때 보조막대 대 놓은 곳에 지지 막대를 가로로 걸고
군데군데 세로로 큰 나뭇가지를 고정시켰다.
그런 후 잔가지를 세로로 세웠다.
잔가지는 기둥 만들 때 나온 나온 것인데
흙벽 만들 때 쓸려고 모아 놓았다.
* * * * * *
3. 흙 반죽하기
바닥에 폐장판 깔았다.
바로 옆 비탈진 곳에서 흙을 팠다.
폐장판 위에 흙을 삽으로 퍼 올린 후
물과 섞는다.
흙이 물과 섞이면 엉겨 붙는다.
삽으로는 안된다.
손으로 반죽을 해야 한다.
물과 흙을 섞어가면서 손으로 주물렀다.
적당한 찰기가 될 때까지 계속 주무른다.
손으로 뭉쳤을 때
흘러내리지 않으면서 부스러지지 않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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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벌바름 하기
흙반죽이 되면 외에 부친다.
초벌바름이다.
아래부터 붙여 나간다.
흙을 주먹만큼 뭉쳐서 외에 던진 후
눌러서 붙인다.
일단 성공적이다.
50cm 정도 시범적으로 붙였다.
흙벽은 하루에 많이 쌓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이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날
다시 흙반죽
이번에는 나뭇가지를 10cm 정도로 잘라
흙반죽 할 때 넣었다.
그냥 흙으로만 붙이니
잘 붙지 않았다.
짚을 넣는 다는 데
당장 구할 수 없다.
흙벽은 높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무너져 내린다.
쉽지 않다.
흙을 옆에서 붙이지 않고
위에서 눌러서 외 사이로 흙을 넣어 붙이니 그런 대로 붙는다.
한쪽만 열심히 붙이면
반대쪽 붙인 흙이 떨어진다.
안밖을 번갈아가면서 붙여야 한다.
위쪽은 양쪽을 두두려가면서 붙인다.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초벌바름을 해냈다.
* * * * * *
# 후담
흙벽을 치다보니
외를 만들 때
잔가지를 많이 넣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외를 대충 만들었더니
외에 구멍이 송송
흙이 잘 붙지 않는다.
외를 만들 때 세로로 세운 굵은가지를 힘살이라고 한다.
힘살을 가는 나무를 썼더니 힘이 없다.
외에 흙을 많이 붙이니
외가 지탱하지 못하고 벽이 통채로 흔들린다.
아! 다시 뜯어야 하나.
서툰짓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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