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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예쁘다.

여수 돌산에 변산바람꽃이 피었습니다.

by 솔이끼 2017. 2. 28.

 

2017. 2. 25.

여수 돌산 금오산

 

2월 마지막 주가 되면

여수 돌산 끝으로 간다.

그곳에 향일암이 있고

향일암을 품은 산에서 이른 봄꽃이 핀다.

 

 

 

 

봄이 오는 길목

변산바람꽃처럼 어울리는 꽃이 있을까?

 

 

 

 

봄을 준비하는 밭두렁에는

광대나물, 개불알풀이 꽃을 피우지만

너무나 작다.

 

 

 

 

진정한 봄 꽃은

땅에서 피어나는

변산바람꽃이다.

 

여린 꽃대에

작은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는 꽃

 

다섯장의 하얀 꽃받침은

모든 걸 여과할 것처럼 순수하다.

 

 

 

 

이름이 너무 예쁘다.

바람꽃이라니....

 

봄에 불어오는 바람도 바람

간절히 바라는 것도 바람

봄과 너무 잘 어울리는 꽃이름이다.

 

 

 

 

활짝 핀 꽃 속에는

보랏빛 수술이 있고

그 사이에 암술이 뾰족뾰족 솟았다.

슈렉 귀처럼 생긴 연두빛 꽃잎이 오무리고 있다.

 

 

 

 

변산바람꽃은

이름이 붙은 지 얼마 되지 않는다.

1993년 전북대 선병윤 교수가 변산에서 발견했다고

이름을 붙였다.

 

여수에도 있었는데...

여수에서 먼저 발견되었으면

여수바람꽃?

 

 

 

 

변산바람꽃은

그늘진 곳에 핀다.

그래서 더욱 애처럽게 보인다.

 

대체적으로

북쪽을 바라보는 음습한 곳에

덩굴나무들이 엉켜서 자라는

돌밭에 핀다.

 

 

 

 

야생화 좋아하는 사람들은

장소를 알려주지 않는다.

 

여수 향일암에서 변산바람꽃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직접 찾아 나섰다.

 

변산바람꽃이 필 것 같은 곳을 찾았다.

그곳에는 변산바람꽃이 있었다.

 

 

 

 

그후로도

변산바람꽃을 찾아 다녔다.

 

비슷한 지형을 만나면

그곳에 변산바람꽃이 있었다.

 

돌산에는

현재 알려진 곳 말고도

변산바람꽃이 피는 곳이 있다.

 

변산바람꽃은

꽃이 필 것 같지 않은 곳에 꽃이 피어서

찾기가 힘들었을 뿐이다.

 

 

 

 

향일암 변산바람꽃이 피는 곳은

봄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조용한 숲을 어지러 놓는다.

 

나도 사진을 찍는다.

작은 꽃들이 밟히지 않도록

조심조심 다니지만

꽃에게는 그것도 싫을 것이다.

 

인간의 욕심을 버리지 못한

나도

꽃에게 미안하다.

 

 

 

 

인간을 피하지 못해 수난을 당하지만

해년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때가되면 꽃을 올려준다.

 

그리고

환하게 웃는다.

 

 

 

 

변산바람꽃은

어울려 피어 있어야 멋있다.

돌들 사이로 힘들게 피어있는 꽃들이

서로 위로라도 하면서 피어야...

 

 

 

 

해가 일찍 산을 넘어간다.

숲은 그늘이 진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

 

 

 

 

 

 

 

더이상 춥지 않기를...

 

 

 

 

^^

 

 

 

 

아직은 추운 날

변산바람꽃은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

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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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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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25. 여수 돌산 향일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