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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따라서

눈으로 말하는 세상. 남덕유산

by 솔이끼 2014. 12. 23.

 

 

2014.12.20.

새벽에 덕유산으로 향한다.

영각사에 도착한 시간은 06:10

겨울 산행을 준비한다.

스패츠를 차고, 아이젠은 싣는다.

 

어둠을 뚫고 하얀 눈길을 걸어 들어간다.

사위는 어둡다.

랜턴 불빛을 밟으며 바람소리를 듣는다.

 

 

 

어둠이 걷히니 숲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안개가 낀 아침 숲은 고요하다.

그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땀이 솓는다.

하얀 눈이 쌓인 겨울이 무색하다.

웃옷을 벗는다.

 

 

 

산정에 가까와질수록 하얀 세상으로 변해간다.

눈이 내리기도 한다.

차갑다.

시리도록 차갑다.

 

 

 

 

 

정상까지는아직도 1km를 더 가야 한다.

길은 눈으로 덮혔다.

 

 

 

 

 

남덕유산 정상이다.

1,507m

정상 표지석이 부자연스럽다.

땅에 박히지 않은 초석은 억지스럽다.

 

정상에 위태롭게 서있는 모습이 우리와 닮았다.

힘들게 올라왔지만 내려서야 한다.

 

 

 

 

 

덕유산 종주능선을 따라가면 향적봉이 나온다.

향적봉까지는 15.1km란다.

걸을 수 있을까?

 

 

 

 

 

아쉬움이 남아 뒤를 돌아본다.

삿갓재대피소까지는 4km를 가라고 알려준다.

 

 

 

 

 

눈꽃이 무섭게 덮혔다.

나무는 그러고도 삶을 이어가고 있다.

눈으로 말하는 세상

겨울나무는 얼어서 죽지 않는다.

 

 

 

 

 

 

 

 

 

산 능선으로 걷는 길은 춥다.

바람을 막아줄 나무도 없다.

눈보라도 몰아친다.

 

겨울.

눈이 쌓인 겨울.

모든 것을 감출 수도 있다.

 

 

 

 

 

산행을 줄인다.

능선을 계속 타고 가기는 힘들것 같다.

삿갓재대피소에서 황점마을로 내려선다.

4.2km

 

 

 

 

 

황점마을로 내려서서 눈 덮인 산을 본다.

아쉽다.

봄에 다시 와야 겠다.

덕유능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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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0. 눈 덮인 덕유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