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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4

어떨 때는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닐 수도 2018. 9. 18. 길에서 만난 아저씨. 하루를 힘겹게 버텨가는 삶. 오후 7시 30분 경.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가는 길.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모자를 비틀어 쓴 아저씨가 슈퍼 의자에 앉아 손짓을 한다. 걸음을 멈추고 마주한다. “어디 살아?” “이 근처요” “나는 00맨션에 살아. 바로 뒤 골목으로 돌아가면 있어” “나이가 몇이야?” “00이요” “나보다 열 살 적네” 아저씨는 술이 거나하게 드셨다. 말이 자꾸 기억나지 않는 듯 말을 끊었다 묻기를 계속한다. “00에 있는 고등학교 알아?” “예” “내가 요즘 거기서 일을 하는데, 돈을 3일 지나면 주고 그래. 하루 벌어 먹고사는데 죽겠어. 나라가 나빠” 손을 달라고 하더니 내 손을 잡으며 말을 이어간다. “오늘 대통령이 평양을 갔어. 공산.. 2018. 9. 22.
용눈이오름. 그곳에 서면 바람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2018. 9. 9. 제주 용눈이오름 이름도 정겨운 용눈이 제주도 초가을. 날씨는 부드럽고 하늘은 맑은 날. 용눈이오름을 찾아간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큰 의미를 가지면서 찾아다녔던 오름이었다. 정말 가보고 싶었다. 인생을 걸만한 것인지. 그러나 짧은 일정으로 찾아간 용눈이오름은 그저 비슷한 오름 중 하나로 다가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름으로 들어선다. 입구는 몸을 비틀고 들어가야 한다. 오름 자체가 목장이어서 가축들이 나오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은 문이다. 누구의 발상인지 멋진 문이다. 용눈이. 오름 이름이 참 예쁘다. 누군가를 부르는 느낌이다. 오름 모양이 마치 용이 누워있는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용이 놀고 있는 모양이래서 용논이오름이라고 부른 적도 있단다. 위에서 보면 용의 눈처럼 .. 2018. 9. 21.
추자도. 싱싱한 삼치회 먹고, 올레길 따라 나바론하늘길 걷다. 2018. 9. 8. 추자도 가는 바다, 울렁울렁 제주항 여객선터미널. 08:50 도착. 추자도행 여객선을 기다린다. 제주에서 추자도로 운행하는 여객선은 해남 우수영 가는 배와 완도 가는 배가 하루 1왕복씩 하면서 들른다. 09:30 우수영 가는 여객선을 기다린다. 대합실 승객들은 대부분 관광객이다. 나도 마찬가지. 가보지 않은 섬을 간다는 설렘으로 추자도를 선택했다. 개찰을 하고 부두로 나간다. 제주항의 허전한 풍경 속을 걸어간다. 한 곳으로만 향하는 분주한 사람들 속에서 적막감이 밀려온다. 말없이 걸어간다. 추자도 가는 배는 364톤의 ‘퀸스타2호’다. 추자도까지 1시간 10분이나 걸린단다. 좌석을 찾아 앉는다. 창밖을 보니 바깥세상과 단절된 고립감이 밀려온다. 섬. 가기도 전에 외로움이 피부로 밀려.. 2018. 9. 19.
지리산 서북능선. 만복대 일출과 운해 2018. 8. 18. 03:00 지리산 성삼재 주차를 하고 산행을 준비한다. 일찍 서두른 것은 지리산 서북능선을 걸어보려고 성삼재에서 바래봉까지 성삼재에서 바래봉까지 16.3km 정도 왕복 32.6km 첫 봉우리 고리봉 오른다. 밤길이라 주변이 보이지 않는다. 만복대 가는 길 구례 야경이 멀리 내려다 보인다. 하늘이 열린다. 별이 반짝인다. 산 사이에 구름이 들어가 쉬고 있다. 만복대 1438m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부지런한 사람들 만복대에서 내려오는 길 동쪽 하늘이 밝아온다. 자리 잡고 기다린다. 운해가 멋지다. 일출과 어울린다. 반야봉 쪽으로 운해가 가득하다. 해가 뜬다. 정령치 도착 성삼재에서 7.3km 정도 걸었다. 아침 햇살이 부드럽다. 고리봉에 오른다. 정령치에서 800.. 2018.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