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2.
장흥 보림사
탐진강을 따라 상류로 구불거리며 올라가면
도로 옆 절집이 있다.
가지산 아래 자리잡은 보림사는
원표(元表) 대덕이 창건한 화엄사찰이었다.
신라말 헌안왕 때(860년) 보조체징(普照體澄)이
이곳으로 와서는
구산선문(禪門九山) 중 하나인 가지산파(迦智山派)를 개창하고
보림사로 이름을 붙였다.
천년을 지켜오던 절집은 한국전쟁 때 불탔다.
지금 건물들은 다시 지은 것이다.
절문을 들어서면 마당이 나온다.
주변을 꾸미지 않았다.
사천문
한국전쟁 때 살아남은 건물이다.
안에는 사천왕상이 있다.
조선 중종 때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나라 사천왕상 중 가장 오래된 것이란다.
더 대단한 것은 보통 흙으로 빗어 만드는 데
보림사 사천왕상은 나무로 만들어졌다.
보물 제 1254 호로 지정되어 있다.
크기가 293cm로 웅장하다.
앞에 있는 금강역사상은 250cm
사천문을 들어서면 정말 넓은 마당이 나온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썰렁?
아니면 담백?
대웅보전도 2층으로 엄청 큰 절인데
마당을 너무 크게 남겨놔서인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당 맞은 편에 대적광전이 자리 잡았다.
앞에 멋진 석탑을 세워 놓았다.
보림사의 주 불전
이곳에는 비로자나불을 모신다.
그것도 철불이다.
국보 제 44호
보림사 삼층석탑과 석등
큰 탑은 아니다.
그러나
완벽한 모습으로 남은 탑
옥개석도 멋진 선이 그대로 살아있고
상륜부가 온전하게 남았다.
석탑 사이 석등도 늘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대웅보전이 축구장처럼 넓은 마당을 차지하고
낮은 건물에는 약수가 마당 지하로 흐른다.
약수에는 물고기도 산다.
절 모퉁이 돌아가면 멋진 탑비가 있다.
탑비를 지고 있는 귀부는 눈매가 날카롭다.
발가락은 꿈틀 거리듯 힘차다.
보물 제 158 호로 지정된 보조체징(普照體澄)선사의 탑비(塔碑)다.
보조체징은 이곳 보림사에서
선종구산 중 가지산문(迦智山門)을 열었다.
탑비와 함께 있는 보조체징(普照體澄)선사의 승탑이다.
보물 제 157호로 지정 되어 있다.
승탑의 앙련
살아있는 곡선
정교함이 놀랍다.
천년이 넘었는데도
돌끝이 살아있다.
승탑 탑신석에는 사천왕상과 문비를 새겨 놓았다.
사천왕상은 돋을새김으로 아주 정교하다.
와!
감탄만 나온다.
조각의 극치를 맛보는 것 같다.
엄숙미
팔랑 거릴 것 같은 옷깃들
사천왕상이 아주 온화한 선녀로 보일 정도로 부드럽게 조각했다.
승탑 옆에 서있는 불상
깔끔한데 부서졌다.
마주보고 있으니
내게 말하지 말라고 한다.
아니 할 말이 없다.
절집 밖에 있는 승탑 들
보물 제 155 호로 지정된 보림사 동부도
몸매 좋고 날씬하게 만들었다.
정갈한 멋이 느껴진다.
승탑은 붉은 동백과 잘 어울린다.
.
.
.
길 위에 서 있을 때
2020. 3. 22. 장흥 보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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