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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풍경

[여수] 성두마을에서 향일암으로 가는 해안 길 걷기

by 솔이끼 2014. 4. 19.

 

 

여수의 끝

차로 갈 수 있는 여수의 끝은 돌산 성두마을이다.

 

성두마을에 가면 더이상 차로 갈 수 없는 바다가 보인다.

 

성두마을에서 향일암 가는 산길

을 걸어본다.

내가 자주 가는 길이다.

여수시내에서 성두마을 가는 시내버스를 타면 종점에 멈춰선 곳이다.

 

 

 

 

바닷가 마을이 다 그렇듯

마을로 들어서면 조용하다.

숨죽여 걸어야 할 정도.

 

골목을 조심조심 걸어서 바닷가로 나간다.

 

 

 

 

성두마을은 어촌마을이다.

포구가 있고

어선들이 쉬고 있다.

 

마을은 여전히 조용하다.

 

 

 

 

성두마을 끝 군 초소 옆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는 없다.

요즘 돌산에 새로 조성한 갯가길이 유명하다는데….

 

산책로로 들어서니 진달래가 반갑게 맞아준다.

 바다에서는 파도소리가 리듬을 탄다.

 흥이 느껴진다.

 차가운 봄바람이 얼굴을 감싼다.

 

 

 

 

 

 

 

길은 바닷가를 따라간다.

길 아래로 비탈을 따라 좁고 긴 밭들이 있다.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해안선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다.

해안선이 굴곡진 만큼 오르락내리락한다.

경사진 곳에는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았고, 위험한 곳에는 난간을 설치했다.

 

 

 

 

 

 

 

 

 

 

바닷가 몽돌해변을 지나기도 한다.

 해안가 타포니 석질의 바위는 파도에 시달렸는지 움푹 패여 기암괴석을 만들어 놓았다.

 

 

 

 

 

 

 

 

 

 

 

 

 

 

 

 

해안선 내려다보면서 가는 길은 딱 한 사람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다.

길가로 봄들이 꿈틀거린다.

 겨우내 땅을 덮고 있던 마른 풀들 사이로 새싹이 파랗게 올라오고 있다.

 

홀로 걷기에 좋은 길이다.

걸음걸음 옥빛 바다가 따라온다.

파도소리가 귀를 시원하게 한다.

 

바위에 앉아 잠시 쉬었다 간다.

바위에 앉아서 바라본 바다는 황홀하다.

바다가 따뜻하다는 느낌.

막아선 것이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는 생각.

 햇살을 받은 바다는 반짝거린다.

 파란 바다가 아니다.

 바다 색깔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색을 달리한다.

갈매기 한 마리가 바다 위를 날아간다.

 

 

 

 

 

 

 

진달래가 붉다.

진달래는 봄이 붉다는 것을 알려준다.

 

 

 

 

 

 

 

 

 

 

 

 

 

소사나무 숲 속으로도 걸어간다.

소사나무 숲은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한 나무가 드러났을 때 가장 아름답다.

가파르게 산길을 오르면 바다가 다시 펼쳐지고, 바닷바람이 온몸을 감싼다.

 서둘러 핀 길마가지 꽃이 바람에 떨고 있다.

 

 

 

 

 

 

 

 

 

 

 

 

 

 

 

 

 

 

 

 

 

 

앙상한 느릅나무 두 그루가 바다와 어울려 실루엣을 만든다.

 바다에서는 그물을 걷는 어부들이 흥을 맞추는 소리도 들려온다.

 

 

 

 

노루귀도 피었다.

 

 

 

 

 

 

 

 

 

 

 

 

 

 

 

 

 

 

 

 

 

 

바닷가를 따라 걷던 길은 금오산으로 올라간다.

산길은 가파르게 올라간다.

향일암에서 넘어오는 등산로와 만난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 금오산 정상에 선다.

정상에는 횡간도, 두라도, 금오도 등 다도해가 어울린 바다 풍경을 보여준다.

 

 

 

 

 

 

 

 

 

 

 

 

 

 

 

 

 

 

 

바다로 향한 햇살 좋은 바위에 앉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봄을 담고 있다.

 발아래로 보이는 바다색이 진하다.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이 흐릿하다.

봄의 어지럼을 느낀다.

하얀 궤적을 남기며 달려가는 고깃배가 바다의 적막을 깬다.

 

 

 

 

 

 

 

 

 

 

 

 

 

 

 

 

 

 

 

향일암으로 들어선다.

향일암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동백이 붉다.

 

바다를 향해 걸린 연등이 끽끽 소리를 내며 바람에 부대낀다.

사람들은 커다란 동백나무 아래서 바다를 바라보며 쉬고 있다.

나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향일암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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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3.22. 여수 돌산 끝자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