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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풍경

바다와 숲과 돌담이 어우러진 백야도 트래킹

by 솔이끼 2014. 9. 12.

 

 

<백호산 정상에서 본 다도해>

 

 

 

 

섬사람들의 흔적. 백야도 돌담길 걸어보실래요?

 

여수는 나비처럼 생긴 반도로 되어 있다. 한쪽 끝은 여수시가 자리를 잡았다. 다른 쪽은 여자만과 가막만을 가로 지르며 바다로 향하고 있다. 그 끝에는 백야도라는 섬이 있다.

 

백야도는 여수시 화정면에 속한다. 화정면은 10여개의 유인도와 부속도서로 구성된 행정구역이다. 면사무소는 백야도에 있다. 섬이 호랑이를 닮았다고 해서 백호도라고도 했다. 백야도(白也島)는 바위가 희므로 흰 섬이라 불리던 데서 유래가 되었다. 산 정상에는 백야산성 터가 있다.

 

10여 년 전에는 백야도를 가려면 나룻배를 타야 했다. 지금은 나룻배가 건너다니던 자리에 다리가 놓였다. 2005년 국도 77호선 공사로 백야대교가 섬과 육지를 연결한다. 연륙이 된 이후 백야도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버스가 들어왔다. 작년부터는 섬 트래킹으로 유명한 금오도 ‘비렁길’과 하와도 ‘꽃섬길’로 가는 여객선이 운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굳이 여객선을 타지 않아도 걷기에 좋은 길이 있다. 백야도에는 비렁길과 꽃섬길에 버금가는 백호산 등산로와 생태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섬이지만 육지가 되어버린 섬. 백호산에 올라서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을 보아도 좋고, 산행에 자신이 없으면 생태탐방로만 걸어도 좋다.

 

 

 

 

다도해가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백호산 등산로

 

백호산은 3개의 봉우리가 있다. 높이는 286m로 높지는 않다. 산행 시작은 백야도로 막 들어서면 선착장이 내려다보이는 도로에서부터 시작한다. 입구에는 등산로 안내판과 이정표가 서 있다. 산으로 들어서면 삼나무 숲이 있다.

 

삼나무들은 바다의 거친 바람을 맞아선지 앙상하다. 초여름 따가운 햇살을 피해 삼나무 숲길로 들어가는 기분이 좋다. 삼나무 숲을 벗어나면 숲이 햇살에 반짝인다. 숲길을 벗어나면 바다가 보인다. 거북이를 닮은 바위가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선착장에는 여객선이 들어오고 나가느라 어수선한 소리가 산 위까지 들린다. 쉬지 않고 단숨에 올라서니 1봉이다. 281m 높이를 알리는 안내판과 넓은 마당바위가 있다. 바위사이로 바람개비를 닮은 마삭줄 꽃이 향기를 피운다.

 

건너편 2봉으로 향한다. 2봉에 올라서니 백야도를 가로지르는 길이 구불구불 등대로 향한다. 섬과 어울린 도로가 아름답다. 등대 너머로 제도, 개도 금오도가 이어진다. 바다와 섬이 어울린 풍경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 바다가 섬을 가두고 섬이 바다를 가두어 놓았다. 여객선과 작은 어선들이 하얀 흔적을 남겼다가 지운다.

 

3봉은 사유지라며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다. 돌아서 내려간다. 산길을 내려서면 돌담길과 만난다. 바로 나가면 백야도 선착장으로 이어진다. 반대방향은 생태탐방로로 이어진다. 생태탐방로는 백호산 둘레를 한 바퀴 돌아간다.

 

 

 

 

 

 

 

 

 

<여수반도와 백야도를 연결하는 백야대교>

 

 

 

 

 

 

 

 

 

 

 

 

 

<금오도와 하화도로 운행하는 여객선이 기항하는 백야포구>

 

 

 

 

<백호산 정상>

 

 

 

 

 

 

 

 

 

 

<왼쪽이 하화도, 오른쪽이 상화도>

 

 

 

 

<왼쪽부터 낭도, 적금도, 둔병도, 조발도, 화양면 공정리, 흐릿한 배경은 고흥반도>

 

 

 

 

 

 

 

<바위 벼랑에 핀 원추리>

 

 

 

 

<매화노루발>

 

 

 

 

<백야도 몽돌해변, 뒤에 섬은 제도>

 

 

 

 

<꽃이름 모름>

 

 

 

 

<백야도에는 산딸기가 많다.>

 

 

 

 

섬사람들의 흔적과 원시의 숲을 가로지르는 생태탐방로

 

생태탐방로로 들어서니 색다른 풍경을 만난다. 돌담길이다. 그것도 골목길 같은 돌담이 양쪽으로 쌓여 있다. 산 속에서 만난 돌담은 반갑다. 옛사람들이 바람을 막거나 경계를 나타냈던 흔적이다. 하지만 백야도 돌담길은 아쉽기도 하다. 이미 숲속에 묻혀버려 돌담으로서의 역할이 없다.

 

돌담길이 끝에는 나무데크길로 이어진다. 바다가 나무 사이로 내려다보인다. 바다를 보면서 걷는 길이 시원하다. 중간에 벤치가 있어 쉬었다 간다. 바다를 향한 곳으로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꽃섬길로 유명한 하화도와 상화도가 지척이다. 옆으로 낭도와 고흥반도가 이어진다. 잔잔한 바다에 햇살이 부서진다.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니 몽롱하다. 꿈결 같은 바다 풍경이다.

 

나무데크길은 바다를 끼고 한참을 걸어간다. 옅은 햇살과 어울린 숲길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데크길이 끝나고 흙길을 걷는다. 도토리나무 들이 쭉쭉 뻗어 여유롭다. 숲을 벗어나면 밭들이 나오고 이정표를 만난다. 화백마을로 가는 길과 생태탐방로로 가는 갈림길을 만난다.

 

생태탐방로로 들어선다. 다시 돌담길과 만난다. 돌담을 만지면서 걷는다. 돌담 사이로 자라는 고사리나 덩굴 식물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돌담 위에서 인동초가 하얗고 노랗게 피었다. 노란 꽃과 하얀 꽃이 함께 핀대서 금은화라고도 한다. 실제로는 함께 피는 것이 아니라 하얗게 피어서 노랗게 진다. 인동초 꽃향기가 달다.

 

돌담길을 굽이굽이 돌아간다. 돌담 옆으로 밭이 하나둘 나온다. 섬사람들이 아직도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할머니 들이 밭일을 한다. 가릴 것 없는 햇살아래 힘에 겨워 보인다. 섬의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분들이다. 백야도의 진한 향기가 흐른다.

 

 

 

 

 

 

 

 

 

 

<섬 중간을 이어가는 돌담길>

 

 

 

 

 

 

 

 

 

 

<나무데크 길>

 

 

 

 

 

 

 

<전망대>

 

 

 

 

<왼쪽이 하화도, 오른쪽이 상화도>

 

 

 

 

 

 

 

 

 

 

 

 

 

 

 

 

 

 

 

<인동초. 꽃이 노랗고 하얗다고 해서 금은화라고 함>

 

 

 

 

 

 

 

 

 

<개망초가 핀 산길>

 

 

 

 

 

 

 

<환삼덩쿨이 무늬가 들었다.>

 

 

 

 

 

 

 

 

 

 

백호산은 2005년 연륙된 백야도에 있는 산이다.

등산로로는 백호산(286m)를 올라 내려오는 코스가 있고,

생태탐방로는 산 둘레를 한바퀴 돌아오는 코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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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6. 여수 백야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