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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리산

겨울 지리산. 문수대 문수암과 종석대 우번암

by 솔이끼 2019. 1. 15.

 

2018. 12. 22.

구례 신율마을

 

문수골 끝 마을.

진도사골로 올라가는 들머리다.

 

오늘 산행은 진도사골-문수대-노고단대피소-종석대-우번암-신율마을

 

 

 

 

 

신율마을에서 진도사골로

 

지리산. 예전에는 골골마다 사람이 살았다. 산골은 오랜 세월 지리산 품에 안겨 살아가던 사람들이 살아가던 공간이었다. 국립공원이 지정되고, 하나 둘 마을이 사라졌다. 지금은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은 많이 줄었고, 산행 할 수 있는 골짜기는 몇 군데 되지 않는다.

 

문수골로 향한다. 구례 명당인 오미리를 지나고, 산 사이 골짜기로 난 도로를 따라 들어간다. 겨울. 안개가 골짜기를 가득 메우고 있다. 산이 깊으니 안개도 깊다. 문수골 끝에는 신율마을이 있다. 한자로 풀어쓰면 새 밤 마을이다. 예전에 밤나무가 많이 있었나 보다.

 

마을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준비 한다. 오늘 찾아갈 곳은 문수대다. 문수대 가는 길은 비지정 탐방로다. 예전에는 진도사골 따라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

 

 

 

 

 

 

 

<길이 없는 산 비탈>

 

 

사람이 걸어가면 길이 되는 길

 

마을을 지나 계곡을 따라 걷는다. 시멘트포장 길이다. 계곡 옆으로 예전 농사를 짓던 흔적들이 남아있다. 경제성이 없는 작은 밭들은 사람 손길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다. 넓은 길은 끝나고 계곡 옆으로 난 오솔길 따라 들어간다. 멋진 폭포를 옆으로 지나간다.

 

계곡을 따라 오른다. 고로쇠나무 수액 체취용 호스들이 줄줄이 늘어져 있다. 계곡에서 벗어나니 산길은 흔적이 옅어진다. 비지정 탐방로라 길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감각적 산행. 산정을 보고 오른다.

 

낙엽이 깔린 산비탈. 힘들게 오른다. 사람이 걸어가면 길이 되는 길. 산비탈 가파른 곳은 사람이 다니지 않아 낙엽이 미끄럽다. 땅도 다져지지 않아 발에 힘이 더 들어간다. 땀이 흥건하다.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한다.

 

 

 

 

<잠시 쉬면서 바라본 하늘>

 

 

 

 

<능선으로 이어진 길>

 

 

사람 흔적이 끊어진 길. 왕시루봉 능선과 만나다.

 

경사가 완만한 곳은 사람 다닌 흔적이 남아 있다. 아예 길이 사라진 곳도 만난다. 높은 곳을 보고 무작정 치고 올라간다. 산죽 밭을 만나면 한숨이 나온다. ! 푹 파묻힐 정도로 키 큰 산죽 사이로 오르는 길은 불편함의 끝판왕이다.

 

산죽밭을 벗어나고, 희미한 길을 더듬어 등성이로 오른다. 산등성이로 올라서면 마음이 놓이다. 대부분 산길은 산등성이를 따라 이어간다. 등성이로 난 길도 사람이 다니지 않아선지 나뭇가지들이 가로 막는다. 부러진 나무에 발이 걸리기도 한다.

 

작은 나뭇가지 들을 손으로 밀쳐내면서 걷는다. 그런 길이 계속 이어진다. 나중에는 그마저 귀찮아서 몸으로 부딪치면서 걷는다. 고개를 몇 번 오르락내리락. 왕시루봉 능선과 만난다. 왕시루봉 능선은 노고단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는 섬진강까지 이어진다. 잔설이 밟힌다.

 

 

 

 

 

 

 

 

깊은 산속 운둔의 암자. 문수대 문수암

 

문수대 가는 길을 지나친 것 같다. 노고단이 바로 머리 위다. 다시 되돌아 내려와서 문수대 가는 길 흔적을 만난다. 낙엽과 잔설로 길은 가려졌다. 이 길이 맞는가 싶어 가다보면 산속에 집이 한 채 나온다.

 

문수대. 산속 암자. 햇살 가득한 바위벼랑 아래 작은 터를 잡았다. 추위를 막으려고 벽을 돌로 높게 둘러치고 창문을 작게 냈다. 깊은 산속 은둔의 암자 모습을 하고 있다. 스님은 출타 중. 암자 마당에 쉼터가 멋지다. 손님이라도 오면 빙 둘러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빈 암자에 객이 앉았다 간다.

 

문수대를 나와 노고단 대피소로 향하다. 너덜지대 지난다. 저 아래 섬진강으로 운해가 펼쳐진다. 왕시루봉이 뾰족 섰다. 햇살이 부서진다. 따뜻한 겨울. 안개와 햇살이 빛난다. 숲길은 훤해졌다. 겨울 시원한 공기가 감싼다.

 

 

 

 

<문수대 아래 문수암>

 

 

 

 

 

 

 

<독특한 집을 지었다.>

 

 

 

 

<정이 넘치는 마당 쉼터>

 

 

 

 

<문수암 문>

 

 

 

 

<너덜>

 

 

 

 

<운해가 가득한 문수골>

 

 

 

 

<올려다 본 하늘은 너무나 맑다.>

 

 

 

 

<겨울. 이런 풍경 너무 좋다.>

 

 

 

 

 

 

 

 

 

 

<송신소 뒤로 노고단이 보인다.>

 

 

 

 

 

울타리 넘어 올라선 곳. 종석대에 서다.

 

노고단 중계소 옆 도로로 나왔다. 노고단 대피소로 걷는다. 노고단대피소는 성삼재에서 올라온 산객들이 쉬었다 간다. 점심 먹고 간다. 무넹기 지나고, 화엄사에서 올라오는 길을 지난다. 울타리 넘어 종석대로 오른다. 경고방송 나온다. 등산로 아니니 돌아가란다. 종석대 가고 싶다.

 

노고단 올 때 마다 종석대를 바라만 보다 내려섰다. 들어가지 말라고 울타리 쳐진 곳을 가기가 힘들었다. 울타리를 넘는다 해도 민둥산이라 걸어가는 게 다 보인다. 그런 길을 간 크게 걸어가기는 부담이었다.

 

나쁜 짓 하기로 했다. 울타리를 넘어서자 경보가 울린다. 등산로가 아니니 돌아가란다. 양심이 아프지만 종석대를 오르고 싶었다.

 

종석대 오르는 길. 마른 초원을 걸어간다. 큰 나무가 없다. 하늘 길을 걷는 기분. 잔설을 밟고 올라선다. 바위봉우리 종석대는 이정표나 표지석이 없다. 산이 울어 종소리가 난다는 바위 봉우리다.

 

종석대에 서니 지리 능선 웅장하게 펼쳐진다. 서북능선 만복대가 노랗게 빛나고, 지리주능 반야봉이 넉넉하게 웃고 있다. 아래로 구례가 내려다보이고 섬진강이 흘러간다. 건너편으로 백운산이 우뚝 섰다.

 

 

 

 

 

 

 

<노고단에서 바라본 종석대>

 

 

 

 

 

 

 

<종석대에서 바라본 만복대>

 

 

 

 

<종석대에서 바라본 노고단>

 

 

 

 

<차일봉능선>

 

 

 

 

 

우번암 들렀다가 월령능선타고 내려오는 길

 

종석대에서 내려선다. 우번암 찾아간다. 산길을 한참 내려간다. 왼편으로 길이 넓어진다. 제법 큰 집이 나온다. 창문도 여럿 달았다. 스님은 안에 계시는 지 신발이 가지런히 놓였다. 조용. 조심조심 지나간다. 아래에는 옛날 우번암이 돌집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화장실이 단순하다. 지붕 씌우고 벽은 빙 둘러 마감했다.

 

다시 돌아 나온다. 노고단 가는 길을 가다가 송신탑 방향으로 올라선다. 월령능선으로 길을 찾는다. 다시 신율마을로 돌아가야 한다. 길 흔적을 찾아 이리저리 헤맨다. 바위 사이로 난 희미한 길을 찾아 내려선다.

 

오르락내리락. 길은 능선으로 이어진다. 낙엽으로 덮인 길을 푹푹 빠지면서 걷는다. 형제봉 못가서 오른 봉우리는 삼거리다. 신율마을 방향으로 내려선다. 길이 아주 급하게 내려간다. 미끄러지듯 내려선다. 소나무 숲이 나온다. 조금 더 내려서니 마을이다.

 

 

 

 

 

 

 

<우번암>

 

 

 

 

<초록색 지붕이 멋지다.>

 

 

 

 

<우번암 아래 옛 우번암>

 

 

 

 

<월령능선>

 

 

 

 

<이런 길을 한참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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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 있을 때

 

2018. 12. 22. 지리산 문수대와 종석대